약수기행 - 강원 정선 화암약수

기암절벽, 약수, 전설이 어우러져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강원도 정선군 동면 화암리. 이곳의 풍광 여덟 곳을 '화암팔경'이라 한다.

제1경이 화암약수. 화암약수는 약수 특유의 쌉싸름하면서도 뒷맛이 달고 치료효과도 뛰어나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더 유명해진 강원도 특유의 정겨운 길을 따라 시원한 약수여행을 떠나 보자.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인터체인지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45분 정도 가다 보면 정선 나전 삼거리가 길손을 안내한다. 나전 삼거리에서 우회전, 42번 국도를 타고 30분쯤 가면 정선읍내가 나온다. 정선읍내에서 고한·사북 방향 424호 지방도로를 따라 꾸불꾸불 이어진 15㎞의 도로는 어느새 태고의 자연이 그대로 숨쉬는 정취로 맞게 한다.

강원도의 특징인 꾸불꾸불한 고갯길을 수없이 돌다보면 보이는 옹기종기 모여 있는 낮은 지붕의 집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정겹다. 높은 산이 빚어낸 물줄기를 따라 족대로 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신나는 표정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아 혹시나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 밭을 갈고 있는 촌로에게 길을 물어보니 '물길만 따라 가란다'. 할아버지의 말 그대로 왼편에 물길을 두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며 굽이굽이 도니 정말 도로 끝까지 푸르디 푸른 산과 함께 아기자기 흐르는 계곡물이 한데 어우러져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드디어 탁 트인 광장, 약수보다 동굴이 먼저 반긴다. 1930년대 금광을 캐던 광원이 발견했다는 화암동굴은 동양 최대의 황금빛 종유석과 석회동굴로 유명하다. 금광작업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으로 꾸며 놓은 테마동굴로 유명세를 더하고 있다. 청소년 자녀와 함께한 가족여행이라면 현장교육 차원에서 꼭 들러야 할 여행 코스.

화암동굴을 지나 승용차로 5분쯤 비탈진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화암약수 이정표가 방향을 가리킨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분쯤 좁은 계곡길을 따라 걸으면 동화 속에 나옴직한 빨간 지붕 약수터가 보인다. 주변의 자연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새빨간 지붕은 오히려 잘 익은 달콤한 사과와 새콤한 앵두를 연상케 한다.

일찌감치 와 있었던 듯싶은 머리 희끗한 노부부가 약수와 삶은 오리알을 곁들여 먹는 모습이 편안한 여유를 자아낸다.

"좋은 약수 마시고 오래 살려고 이곳까지 찾았다"며 기자에게 오리알을 건네는 노인의 인심이 살갑기만 하다.

화암약수는 1910년 무렵, 가난하지만 마음이 어진 이 마을 화암리의 문명무씨가 구슬봉 높은 바위 아래 청룡, 황룡 두 마리가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는 꿈을 꾼 후에 발견했다고 한다. '뾰로롱 뾰로롱' 약수가 솟아오르며 내는 맛있는 소리를 들으며 한 모금 마시니 쌉싸름하고 톡 쏘는 맛에 세포 하나하나까지 시원해지고 체증까지 쓸려 내려가는 기분이다. 설탕을 미리 준비해 약수에 타 마시면 사이다와 그 맛이 비슷하단다. 화암약수는 맛뿐만 아니라 탄산이온, 철분, 칼슘, 불소 등 9종의 건강 필수 미네랄 성분이 함유돼 위장병, 피부병, 빈혈, 눈병 등에 효험을 발휘하고 있어 한꺼번에 몇 컵씩 들이켜게 만든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화암약수는 하루 용출량이 1660ℓ로 제한돼 있어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물을 통에 받아가는 일은 삼가야 한다.

화암약수 입장료는 어른 1500원, 청소년 군인 1000원, 어린이 700원.

화암약수 매표소 (033)560-2576, 화암약수제 추진위원회 (033)560-2605.

[전국지방신문협의회 기사교류] 강원도민일보 서영 기자

■찾아가는 길

#승용차를 이용할 때

영동고속도로 하진부 인터체인지에서 45분 정도 가면 나전철교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강을 따라 30분 정도 가면 정선읍 동면이 나오며, 산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화암약수터 이정표가 보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정선터미널에서 화암약수까지는 50분 정도 걸리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14회 오간다.

■토속 먹거리

톡 쏘는 화암약수로 속을 시원하게 씻어냈다면 이제는 토속적인 정취가 물씬한 먹거리를 찾아가 보자.

▲곤드레 나물밥

곤드레 나물에서 나는 특유의 향과 함께 고명으로 얹은 나물이 식욕을 돋운다. 청정한 산에서 재배한 싱싱한 곤드레 나물로 밥을 지으면 밥은 푸른색을 띠기 마련. 나물밥 반찬은 몽땅 나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듯 하나하나가 다 맛깔스러운 다양한 반찬도 먹는 이의 즐거움을 더한다. 주인의 손맛으로 맛을 낸 양념장이 특히 일품.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앉은뱅이 농주 또한 놓치기 아쉬운 별미다. 곤드레 나물밥 5000원선. 고향식당 (033)562-8929, 곤드레식당 (033)562-9620.

▲향어백숙

향어를 깨끗하게 손질해 황기, 밤, 대추, 수삼, 우엉, 죽순, 감자, 옥수수 등 20여가지의 재료와 함께 1시간 정도 푹 끊인 향어백숙은 국물맛이 구수하고 위에 부담이 없다. 고단백 영양음식으로 허약체질이나 임산부 등의 보양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향어백숙 (소)3만원, 할머니 횟집 (033)563-2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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