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천문대서 '여름밤 별자리 여행'

'큰곰자리·사자자리·목동자리·전갈자리…'

한 번이라도 밖에서 밤을 새워본 사람이라면 우리가 잠든 깊은 밤중에 또 다른 신비의 세계가 눈뜬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여름밤 하늘에선 신화나 동화에 나오는 이들 별자리를 볼 수 있다. 특히 과학도시 대전에는 대전시민천문대가 있어 '별자리 환상여행'이 가능하다.

여름밤 쏟아지는 별을 보며 우주여행을 꿈꿔 보자.? <편집자 註>

"자, 밤하늘의 문이 확 열립니다. 놀라지 마세요."

옥상 돔으로 올라가 스위치를 누르자 육중한 기계음이 어둠의 적막을 깼다. 이와 동시에 6.6×11.7m 크기의 슬라이딩돔 형태의 보조 관측소 천장문이 '드르륵' 열렸다. 순간 영롱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들이 슬라이딩돔 안으로 한꺼번에 '사르르' 쏟아져 내렸다. 여기저기에서 "와, 별이다 별!"이라는 탄성이 들렸다.

취재 당일 밤 9시40분경 유성구 신성동 연구단지 종합운동장 맞은편 산자락에 위치한 대전시민천문대(star.metro.daejeon.kr·(042)863-8763)에서 바라본 밤하늘엔 무수한 별들이 그야말로 쏟아질 듯했다.

"저기 보이는 별이 바로 견우·직녀별이에요. 음력 칠월칠석이 가까워 오면 낮은 곳에 있던 밤하늘 미남별 견우가 예쁜이 직녀를 만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지요. 이 무렵이면 독수리자리 견우별과 거문고자리 직녀별, 백조자리의 데네브가 만드는 커다란 직삼각형이 하늘 중앙에 보이는데 이게 바로 유명한 한여름 밤의 대삼각형이랍니다."

지도 교사의 설명을 들으며 보석을 뿌린 듯한 밤하늘 별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대전시민천문대에서는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천문우주학을 전공한 3명의 교사가 우주와 별자리를 강연한다.

3층 1·2 관측실에는 굴절 망원경과 반사 망원경 등 다양한 보조 망원경이 있어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또 1층에는 9.5m크기의 원형돔으로 이루어진 90석 규모의 천체투영관(플라네타리움)을 갖추고 있어,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도 모형으로 된 별자리와 천체운행을 관측할 수 있다.

제1관측실에서는 천문대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꼬마 과학자들이 25㎝ 초저분산 굴절 망원경을 통해 목성·토성 등 행성을 찾기에 정신이 없었다.

"두 줄의 띠를 갖고 있는 게 목성이고, 그 주위에 있는 4개의 점이 것이 목성의 위성이에요."

초여름 밤 별을 직접 관찰하는 아이들의 입에서는 "작고 동그란 게 정말 예쁘다!"며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다.

"5살인 딸 지수에게 책으로만 보던 별자리를 실제로 보여 주기 왔다"는 주부 윤혜경(유성구 송강동)씨는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지만 어른들도 별 관측이 참 재밌게 느껴진다"며 즐거워했다.

대전시민천문대 김기환 천문대장은 "최근엔 영화 '가문의 영광'이 강원도 영월 별마로천문대에서 촬영된 이후 대전 시민천문대를 찾는 연인들이 많아졌다"며 "6월은 목성의 줄무늬는 물론 견우·직녀성 등 멋진 은하수도 볼 수 있는, 별자리 보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설명했다.

★ 여름 별자리

견우·직녀성·데네브 '대삼각형'
남쪽 지평선 낮게 전갈자리
하늘 중앙엔 궁수자리

여름 밤하늘의 으뜸은 은하수다. 밤하늘 별자리들 사이에 안개처럼 뿌려진 별 무리들의 대향연은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저 먼 우주 끝까지 넓혀 준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전시연구센터 김영헌씨는 "남쪽에서 동북쪽으로 굽이쳐 오르는 듯한 은하수의 장관을 볼 수 있는 게 여름 밤하늘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여름밤의 대삼각형'은 여름밤의 또 다른 명물이다.

여름에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밝은 별 셋이 눈에 띄는데, 천장에 가장 가까운 거문고자리의 직녀성, 남쪽 지평선에 가까운 독수리자리의 견우성, 그리고 다른 삼각 꼭지점에 백조자리의 으뜸별 '데네브'가 있다.

견우와 직녀성 사이에 정말 많은 은하수들이 흐르고 있어 견우·직녀의 전설을 실감나게 한다.

남쪽 지평선에 낮게 뜬 전갈자리, 전갈의 심장에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형상의 궁수자리 등도 여름밤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별자리의 주인공들이다.

별자리를 볼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주변이 어두워야 하고, 눈이 어둠에 적응하는 암(暗)적응 시간을 최소한 20분 정도 가져야 한다.

또한 미리 서점에 가서 별자리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한 후 관찰하면 학습 효과와 재미가 배가 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