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윤 대전광역시청 교통국

전쟁의 폐해는 인류의 비극, 그 자체이다. 우리 나라도 6·25전쟁과 베트남 전쟁을 치르면서 꽃다운 젊은이들이 무수히 목숨을 잃는 등 적지 않은 희생과 불행을 남겼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에서 그리고 먼 이국 땅에서 숨진 호국영령들을 애도하는 마음을 되내이게 한다.

지난 4월 30일은 베트남 종전 28주년으로 미국이 실패한 전쟁으로 기록됐던 날이다. 우리 나라도 1964년도부터 1973년까지 베트남전에 연 병력 32만명을 파병해 5000여명의 전사자와 1만90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6만4700여명이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전쟁공포증 등 무슨 병인지 모르고 죽어간 병사들도 수없이 많다.

필자도 23세의 나이에 전투부대에 파병돼 소총중대 무전병으로 2년 동안 정글을 누비며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들다 현재는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여러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다행히 필자는 조국의 품 안으로 살아 돌아왔지만, 베트남에서 실종돼 지금까지 생사조차 모르는 전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베트남에서 실종된 병사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희생자의 유해 발굴과 송환문제에 대해 당국에서는 관심도 없는 듯하다. 이역만리 정글 속에서 나뒹구는 유골들을 찾으려는 노력도 없이 방치하고 있다면 앞으로 어느 누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총을 들고 싸우겠는가? 미국이 세계 최대강국이 된 이유 중의 하나는 참전용사와 전쟁 희생자에 대해 최대의 보훈혜택과 몇십년, 몇백년이 지나도 조국은 나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기에 국가의 명령에 용맹스럽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제 정부와 온 국민은 베트남전쟁 중에 실종된 병사와 6·25전쟁 전사자의 유해를 발굴, 봉안해 그리운 유족의 품에 하루라도 빨리 안길 수 있도록 특별한 관심을 제고하고 대책 강구에 나서야 할 때다.

뜻 깊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에게 삼가 깊은 애도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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