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함께하고 싶은 청보 사람들

교육 수요자의 의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학교의 역할이 바뀌어야 함을 생각해 온 지도 이미 오래 되었다.

교원은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해야 하며,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항상 연구해야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학교 교육도 경쟁 체제를 유지해야 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공교육이 신뢰를 받는 길은 오로지 교직원간의 올바른 의사결정과 협동 그리고 교육활동에 대한 부단한 연수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홍성군에서 1년간 풋내기 교감 직무를 시작하여 2002년 9월 1일 고향에 있는 청보초등학교로 부임하게 되었을 때, 내 마음은 기쁨과 걱정의 양면에서 머물러 있었다.

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지 3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미숙한 직무의 경험 때문에 고향 학교에서의 근무는 아무래도 조심스럽게 생각되었다. 경영자인 학교장과 젊은 세대로 구성되어 있는 교직원간의 원만한 조정 역할은 정신적으로 부담이었다.

하지만 걱정스러웠던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되기 시작되었다.

너와 나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 분위기는 참으로 동반자 의식을 느끼게 하고,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직원의 의사결정 모습은 정말로 생각하지 못했던 고마움의 연속이었다.

때때로 자율적인 시간 외 근무를 자청하는 직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의견을 말할 때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하는 동참 의식에서 고민에 빠질 때도 여러 번 있었다.

'학생들의 생활에서 교직원이 보람을 느끼고, 교직원의 태도에 학생들이 기뻐하며 따르는 모습은 은근히 다른 학교에 자랑하고 싶었다.

새 시대에 걸맞은 보령교육청의 장학 방법과 아울러 학교장의 신사고적인 경영 의지에서 이룩된 '공교육 내실화'라고 생각된다.

소인수 학교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각종 교내·외 행사에서 예상 외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도 이런 분위기에서 얻어지는 결실이었다.

왠지 요즈음 들어서는 '영원히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문득 문득 머릿속을 스쳐가곤 한다.

갈등 없는 학교 분위기가 곳곳으로 확산되어 충남의 모든 학교가 교육 공동체의 낙원으로 자리매김되기를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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