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자존심· 백제 얼 훼손"

부여군을 무대로 촬영 중인 코미디 영화 '황산벌'의 내용에 대해 "충청인의 자존심과 백제의 얼을 훼손한다"는 비난의 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공주, 부여지역 네티즌들은 "영화 황산벌의 시나리오에 계백 장군이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고 처를 때려 죽이는 설정이 백제의 중심지인 충남지역의 이미지를 왜곡시키고 있다"며 충남도, 부여군 등 각종 인터넷 홈페이지에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또 영화 안보기 운동 등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당초 영화 세트장을 관광 명소로 추진하던 지역자치단체의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영화 황산벌은 백제권관광 부흥의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지역민들과 갈등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어 제대로 촬영이나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남도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유정선씨는 "아무리 코미디라고 하지만 백제의 장군을 다루면서 충청을 완전히 배제하고 계백을 전라도 장수로 묘사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이 영화가 갖고 있는 역사왜곡이라는 역기능을 충남도와 부여군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여군 홈페이지에서 최현희씨는 "영화가 성공하면 관객들이 촬영지인 부여로 몰릴 것이라는 부여관광발전진흥회의 생각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처사"라며 "이미지 실추로 오히려 관광객이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토 사학가들은 "당시 백제어가 현재의 어떤 사투리와 연결돼 있는지 고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전라도 사투리로 백제의 상황을 그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사측은 이와 관련 전라도 사투리가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적합해 이 같은 설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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