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자체의 경쟁력과 관련해서 관심을 끄는 것은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러시를 들 수 있다. 대구가 2011 세계육상대회(IAAF)를 유치한 데 이어 인천이 2014년 아시안 게임을 성사시켰다. 이들 도시 모두 경쟁 상대도시보다 불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열화와 같은 시민 성원에 힘입어 쾌거를 이뤄 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원도 평창까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세계 속의 한국 스포츠 외교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될 것이다.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역시 비교적 낙관적이어서 많은 걸 시사해준다.

<타 도시에 몰리는 국제행사 특수>

충청권의 사정은 어떤가. 1993년 국제박람회기구(BIE)의 공인을 받아 대전엑스포를 치러낸 이후 이를 능가할만한 국제적인 빅 이벤트를 개최한 적이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역의 위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오는 2009년 10월 5일부터 5일간 대전컨벤션센터 등 대전시 일원에서 60여 개국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술심포지엄, 전시회, 이벤트 등을 펼치게 될 IAC(국제우주회의)를 폄하하려는 얘기가 아니다. WTA(세계과학도시연합)를 창립·운영해온 대전시가 세계 속의 첨단과학기술도시로서의 체면을 그나마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견 다행스런 일이나 이것만으로는 자족할 처지가 아니다.

대전에도 올 연말이면 10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재원을 투입한 컨벤션센터가 준공될 예정이고, 충북도 역시 컨벤션센터 건립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 내년 회의 유치실적은 고작 국내대회 4건, 국제대회 7건 등 모두 11건에 불과하고 이중 1000명 이상 참가 회의는 3건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저조한 시설 가동률을 미리 짐작할 수 있다. 회의유치 단계에서부터 차질을 빚을 경우 장기적으로는 시설 운영 수준 시비는 물론 '돈먹는 하마'로 전락할 우려도 없지 않다.

컨벤션 산업은 각광받는 지식산업, 서비스 산업의 집합체로 인식된 지 오래다. 첨단 고부가가치산업, 무공해 관광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것은 호텔업, 항공업, 운송물류업, 식음료업 등 관련 산업에 대한 부가가치 창출효과가 큰 데다 수출증대,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도가 지대한 까닭이다. 컨벤션 관광객의 체류기간과 특성에 비춰볼 때 일반 관광객보다 2.2배의 돈을 쓰고 있다는 소비패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컨벤션 산업이 매년 16%이상 성장하면서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지만 아직도 개선돼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컨벤션 센터를 건립하면서 서울과 지방 사이는 물론 지역 간에도 출혈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고양시 킨텍스,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 창원시 전시컨벤션센터 등 각 지역에 관련 시설이 잇따라 들어섰지만 컨벤션산업에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적자 기록 지역이 속출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날 APEC을 유치했던 저력을 살려 제2벡스코 건립을 추진 중인 반면 제주도는 누적적자가 168억원에 이른다.

< 도시보유자원 마케팅 특성화를>

컨벤션산업 자체가 미래산업이라는 특성상 장기 투자가 선행돼야 한 것만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오늘의 희생을 무작정 강요할 수는 없다. 특히 충청권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오창·오송 과학산업단지, 서해안 시대 및 백제권 문화 등 독자적인 자원과 더불어 청주국제 공항 등 교통관광 인프라, 그리고 행정도시와 함께 한국의 중심권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 도시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지자체의 세계화 프로젝트가 그만큼 중요한 시대를 맞고 있다. 다만 문제는 아무리 훌륭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이를 잘 꿰어야만 보배로서 지역민들에게 다가선다는 점이다. 차별화를 어떻게 이뤄내느냐는 것은 결국 지역의 독창성과 실천력 여하에 달려 있다. 충청권에 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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