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 개구쟁이 슬픔딛고 한발한발 '엄마찾아 삼만리'

▲ 영화 '오세암'의 한장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작품성 있는 만화영화 한 편이 개봉돼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까지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바로 '오세암'이다.

시인이자 아동문학의 대가, 한국 동화작가로는 최초로 독일(물에서 나온 새), 프랑스(오세암)에서 작품을 번역 출간한 문호이자 성인동화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하며 현대 문학사의 거목이 된 고(故) 정채봉의 대표작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가들이 모여 가장 한국적인 색채로 빚어낸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 '오세암'은 주인공인 감이와 길손이가 엄마를 찾아 오세암으로 떠난다는 조금은 슬픈 주제를 담고 있다.

앞을 못 보는 누나 감이와 다섯 살 길손이에겐 서로가 세상의 전부다. 엄마에 대한 기억이 없는 길손이의 평생 소원은 한 번만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둘은 어디 있는지 모를 엄마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막 추운 겨울이 시작될 즈음 한 마을에서 머리에 머리카락씨(?)만 뿌려진 설정 스님을 만난다.

"아저씨 이름이 스님이야? 참 재밌는 이름이네!" 스님을 스님 아저씨라 부르며 절집 생활을 시작하게 된 두 꼬마.

그러나 순진 발랄함이 도를 넘은 길손이는 순식간에 조용한 절집을 뒤집어버린다. 이불에 오줌 싸는 일은 사흘에 한 번, 조용해야 할 선방으로 날짐승을 몰고와 우당탕거리는 일은 이틀에 한 번꼴.

그러나 밝음 그 자체인 것 같은 길손이에게도 밖으로 내보이지 못하는 슬픈 소원이 하나 있다. 한 번만이라도 엄마를 가져 보는 것. 엄마라고 큰 소리로 마음껏 불러 보는 것. 길손이는 설정 스님을 따라 겨우내 작은 암자에서 마음의 눈을 뜨는 공부를 하기로 한다. 정말 마음의 눈을 뜨면 엄마를 볼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해 부르면 엄마가 내게 와 줄까?

설정 스님이 마을로 내려가 길손이 혼자 암자에 남은 어느날 밤. 한바탕 하얀 폭설이 온 산하와 암자를 가득 덮은 그 밤. 암자에서 혼자 잠든 길손이는 자신을 품에 안고 정성스럽게 토닥거려 주는 손길을 느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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