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식중독이나 이질은 여름철에 주로 발생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수련원에 다녀온 대전의 한 초등학교학생들이 집단으로 이질에 걸려 현재까지 격리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다. 위생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기상청은 올해 더위가 일찍 찾아올 것으로 예보하고 있어 단체급식을 통한 집단 발병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식중독은 대처방법에 따라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식중독은 위생사각지대에서 발생한다. 위생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두려워할 게 없으며 얼마든지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집단급식은 특성상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수인성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만큼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성장기의 어린 학생들이 학교급식을 먹고 자주 탈이 난다는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매년 식중독 환자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이를 우습게 알고 안이하게 대처하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밝힌 학교급식 식중독 발생현황에 따르면 지난 98년 식중독 발병 학생수는 1385명이었으나 99년에는 3039명, 2000년에는 4076명, 2001년에는 4487명으로 집계되는 등 매년 그 수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국내 집단 식중독 환자의 약 70%가 초·중·고교의 집단급식을 통해 식중독에 걸렸다는 한 통계는 충격을 주고 있다. 이래서야 자녀들을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겠는가.

집단급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료구입 단계부터 조리, 배식, 잔반 처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철저한 위생 관리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학교급식소와 음식물 제조업체들의 위생수준은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대전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관내 학교위탁급식소 등을 대상으로 벌인 특별점검 결과는 우리 위생상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 준다. 무허가 식품이나 부적합한 물을 사용한 급식소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의무사항조차 지켜지지 않는 한 식중독 근절은 요원하다.

전담자를 늘려서라도 원료구입 단계부터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갖춰놔야 한다. 위생당국의 지속적이고도 철저한 관리 감독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규정을 어긴 급식소는 엄벌함으로써 재발 방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한해 수천명씩 집단 식중독에 걸리는 나라는 결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없다. 위생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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