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관 건양대 교수

21세기가 문화의 세기라는 말을 많이 한다.

문화의 세기란 문화의 중요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가 모든 산업의 중심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관광 산업은 굴뚝 없는 기간 산업으로 세계 모든 나라에서 관심을 갖는 영역이다.

과거 산업 사회 시절 아라비아 모래 바람을 헤치고 불도저를 밀고, 아프리카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를 쏘다니며 자동차를 팔았던 우리가 이젠 가만히 앉아서도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고 한다면 더 없이 좋아할 일이다.
관광 산업 중에서도 국제회의 산업은 고부가가치의 첨단 산업 분야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국제회의 산업과 같은 아이디어 중심의 서비스 산업은 향후 자원 중심적 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앞으로 우리가 적극 개발하고 투자해야 할 새로운 분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지방자치 이후 각 자치단체에서 컨벤션 산업을 지역의 관광 중심 산업으로 인식, 국제적 컨벤션센터를 건립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국제기구 본부의 65%가 소재하고 있는 유럽은 전 세계 국제회의의 약 58%를 개최하는 등 세계 컨벤션 산업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21세기 국가의 경쟁력은 국민의 창조성에 달려 있다고 한다.

대전시에서는 90년대 초 컨벤션센터 건립을 구상한 이후 타당성 조사 용역을 마치고 2001년 11월 대정부 건의를 거쳐 국비 지원을 정식으로 신청했다 한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각종 암초에 부딪혀 지금에 이르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던 중 제주, 부산, 대구 등은 정부의 지원으로 속속 컨벤션센터를 완공했고 광주 같은 곳은 2003년 사업비로 국비 200억원을 지원받아 놓고 있다.

물론 대전시는 현재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컨벤션센터의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전은 대덕연구단지, 정부 대전청사, 3군본부, 현충원 등의 국가 핵심시설이 들어서 있고 국제회의 빈도수 면에서도 전국 3위의 도시로 컨벤션 산업의 기본 인프라는 충분히 갖춰진 셈이다.

중요한 국가적 사업을 지자체적 이기주의나 지역 안배적 우선 순위에 맡기는 듯한 정부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대전시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관에서 그려 놓은 밑그림이 아무리 좋다 한들 시민이 따라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모든 지도자나 전문가가 뛰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문화인입네 하던 시대는 지났다. 문화도 이제 산업으로서의 가치를 매겨야 할 때다.

제임스 카메룬의 영화사 유치가 얼마나 큰 부가가치를 생산하며 국제회의 유치 한 건에서 파생되는 경제적 이익이 얼마나 큰가를 따져야 할 때다.

다행히 현재 대전시에서는 영상산업단지 육성, 국제영화사 유치, 컨벤션센터 건립 등 야심찬 밑그림들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이제 시민이 나서야 한다. 시민의 문화가치를 시민이 이루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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