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책임공방전… 경찰, 특정단체 비방·명예훼손 수사

보성초 서승목 교장의 자살을 둘러싼 책임을 놓고 네티즌들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의견 개진의 수위를 넘어 특정인과 특정단체를 비방하거나 명예를 실추시킨 글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예산경찰서는 서 교장의 자살과 관련, 예산교육청 등 관련기관과 인터넷 신문 등의 홈페이지에 올라 온 글 중 지나친 비방과 명예훼손에 달하는 글을 수집해 IP를 추적하고 있으며,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위법 여부를 따져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11일 밝혔다.

서 교장의 자살 이후 온라인상에서는 전교조와 교장단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원색적인 비판이 쇄도하는 등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서 교장의 메모장 등 자살의 단초를 유추할 만한 자료들이 공개될 때마다 네티즌들의 흥분은 '마녀사냥'식의 질타로 돌변하는 양상이다.

지난 9일 모 인터넷 신문에 올라온 '교장단과 수구 교육자들은 서 교장 죽음에 책임을 져라!'라는 제목의 글에 대해 경찰은 주목하고 있다.

글쓴이가 '양심교장'으로 명시된 이 글은 '많은 교장 선생들은 기간 교사한테 교장이 공식사과한다면 모두 사퇴를 불사한다는 험악한 분위기였으며, 우리의 과격한 언행이 문제가 있었다면 대신해서 용서를 빌겠소…' 등의 내용으로 서 교장 자살의 진앙지가 교장단인 것처럼 넋두리식으로 기술했다.

경찰은 이 글을 올린 사람이 진짜 교장단에 참석한 교장 중에 한명인지 아니면 누군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과 관련해 허위로 특정인이나 단체를 비방하거나 그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반드시 색출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날 평소 서 교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A초등학교 조모(57) 교장과 이 학교 운영위원장 김모(42)씨 등 2명과 진정서를 제출한 주민 대표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
?<이인회·禮山=백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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