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서승목 교장 영결식

고(故) 서승목(57) 교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8일 예산 보성초 운동장은 유가족들의 오열과 전국에서 찾아온 교육계 인사 1000여명의 애도로 가득했다.

이날 오전 10시 예산 중앙병원에 안치됐던 고(故) 서 교장의 시신 도착과 함께 시작된 영결식은 국민 의례와 묵념, 고인에 대한 약력소개, 조사, 강복환 도교육감 및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 학생 대표, 학부모 단체 애도사, 헌화와 분향, 유족 대표 인사 등의 순으로 1시간20분 가량 진행됐다.

사회자가 "3년 7개월간 재직한 보성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둘러보기 위해 이 자리에 들렀다"고 말하자 유족석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고, 고 서 교장의 아내 김순희(53)씨는 큰 아들 정현씨(30·공군 대위)와 작은 아들 상현(25·해군 중위)씨를 부여안고 "사람은 갔는데 이런 행사가 무슨 소용있느냐"며 오열, 주위를 숙연케 했다.

학생 대표 박민수(13)군은 "아무 말씀도 없이 떠나 61명의 보성초 학생들은 감당할 수 없는 큰 슬픔에 잠겨있다"고 말하고 "직접 작업복을 입고 땀을 뻘뻘 흘리며 책상 덮개를 갈아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울먹였다.

학부모 대표 백운모(38)씨는 애도사에서 "서 교장을 죽음으로 몰고간 교사에게 더이상 인성교육을 맡길 수 없다"며 "교육자의 양심으로 교단에서 내려올 때까지 학생들의 등교 거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복환 도교육감은 애도사를 통해 "남아 있는 우리는 당신의 뜻을 받들어 골 깊은 교육계 갈등의 땅에 보습을 깊이 넣어 갈아엎고 골을 메워 사랑의 교육 공동체, 하나됨의 학교 공동체를 만들겠다"고 울먹이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군현 한국 교총 회장도 "평생을 아동교육에 헌신해 온 고인의 영전에 전국 교원을 대표해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직사회가 진정으로 화합할 수 있도록 구체적 협의기구를 만들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유족 대표로 나선 고(故) 서 교장의 동생 서승직(54) 인하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서 교장의 죽음은 개인의 죽음이 아니라 한국 교육계의 죽음"이라며 "특히 어린 새싹들의 가슴에 멍울이 들지 않도록 고인의 명예 회복을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차량은 삽교읍과 예산읍 내를 거쳐 장지인 신양면 신양리 선영으로 향했다. <禮山=백성현·서이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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