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간첩, 주글래 살래,히 러브스 미

◆이중간첩

냉전의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1980년, 동베를린. 한발의 총성이 어둠이 내려앉은 잿빛 거리의 정적을 깬다. 이어 한 남자를 둘러싸고 격렬한 총격을 벌이는 남과 북. 남자는 마침내 게이트를 넘어 남한으로의 귀순에 성공, 남측 정보기관 내 대공정보 분석실로 배정된다. '남조선 혁명'? 이라는 과업을 부여받고 남파된 대남 공작원, 림병호. 위장귀순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남측의 신뢰를 쌓으며 남한생활을 한 지 3년. 병호는 드디어 북의 첫번째 지령을 접수한다. 칸탁트 데제.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윤수미와 접선하라는…. 연인으로 위장해 수미와의 관계를 쌓아 가는 병호. 그는 고정간첩으로의 운명 지워진 삶을 살아야 하는 그녀에게 차츰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주글래 살래
중국집과 피자집이 골목하나를 가운데 두고 양대 산맥처럼 마주보고 자리잡은 달동네 거리는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중국집 배달부 청년 소룡(김승현)은 불후의 액션스타 '이소룡'의 열혈팬으로 그를 닮기를 가슴으로 소망한다. 이소룡의 비디오를 보며 운동도 열심히 하고 그의 사진을 미용실에 가지고 가 똑같이 잘라달라고 조르는 순진한 소룡.

달동네 '의리파' 소룡은 불의를 보고 분노하는데….

그가 간 미용실에는 한국에 돈을 벌러 온 연변처녀 옥란이 일하고 있었고 그녀는 미용사가 되고픈 꿈을 간직하고 있으나 세상은 그런 그녀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동네 미용실 원장인 주제에 파리 유학파 출신이라고 우기는 '챨리최'와 연변 출신인 옥란을 무시하며 얌체를 떠는 '제이'의 존재가 옥란의 한국살이를 어렵게 하는 이유! 옥란은 결국 미용실에서 쫓겨나고….


◆히 러브스 미

어릴 적, 아빠 화실에서 자란 나는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었다. 그림에 털이 묻는다며 아빠는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물러설 내가 아니다! 끈과 털실과 단추로 고양이를 만들고, '미스터 캣'이란 이름도 붙였다. 꼴라쥬에 불과했지만 슬플 때마다 그걸 고양이 삼아 쓰다듬곤 했다.

시간을 훌쩍 넘어 난 미술학도가 됐다. 내 곁엔 나를 좋아하는 남자친구 '데이빗', "내 마음속엔 '루이'라는 남자가 있다. 내 주책 맞은 심장이 앞집에 사는 그에게 꽂히고 만 것이다! 게다가 그 사람은 심장전문의다! 내 불치병을 치료해 줄 내 인생의 단 한 사람! 그 사람도 내가 좋은지 자꾸 말을 걸어온다. 그는 아내가 있고, 곧 아빠도 되지만 난 상관하지 않는다. 왜? 우린 서로 사랑하니까!가끔 그가 약속을 안 지켜도, 전화가 없어도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날 못 본 채 아내한테 달려가는 그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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