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사이트 등장 촬영기법 교환·품평도

▲ 디지털 카메라가 현상과 인화의 단계를 줄이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 백화점을 찾은 쇼핑객이 카메라를 살펴보고 있다. <신현종 기자>

회사원 박연실(27·서구 갈마동)씨는 얼마 전 장만한 전문가용 디지털카메라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밥을 먹다가, 일을 하다가 수시로 찍어 일상을 기록하는 박씨는 "음성이나 문자로 남기는 것보다 훨씬 더 친근감 있고 강렬하다"며 "마치 사진으로 일기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업업무 때문에 거의 하루 종일 차를 몰고 다니면서 접촉사고를 몇번 낸 적 있는 회사원 홍석준(29·서구 둔산동)씨는 차 안에 디지털카메라를 항상 휴대하고 있다. 접촉사고 시비를 가리는 데 현장사진처럼 효과적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홍씨는 디지털카메라를 좀 더 꼼꼼하게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에 여러 기능을 익히기에 여념이 없다.

'디카족(族)'이란 말이 나올 만큼 디지털카메라의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 사회의 구석구석에서 종횡무진, 온갖 사물을 영상으로 담아내고 기록을 남기는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을 풀어 보자.

◆'디카'가 몰고 온 사진열풍 =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인터넷 환경에서 또 다른 언어로 군림하고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 사진 사이트(www.ahehheh.com)에는 신세대가 찍은 다양한 일상이 수두룩하다.

간략한 소개를 담은 본인 사진은 물론이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얼굴을 올려놓고 회원에게 품평을 청하기도 한다. 또 거리의 간판·빌딩·메뉴판·음식·여행사진·사물을 미시적으로 찍은 접사 등 다양한 사진이 선보이고 있다.

또 프리챌 커뮤니티 '사진을 올려라'(www.freechal.com/pkpj) 동호회 회원은 1만5600명이 넘는다. 10∼20대 초반 네티즌이 주로 PC카메라로 찍은 얼굴사진 수천여장을 올려 놓고 수시로 품평을 한다.

대표적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에는 도시 등 일상의 풍경뿐 아니라 곤충·동식물·음식·누드 등 네티즌이 찍은 온갖 사진이 올라와 있다.

'디카' 열풍은 실생활에도 응용돼 최근 중·고교생 사이에선 교사의 판서를 디카로 찍는 경우까지 생겼다. 물건을 구입할 때도 디카로 미리 찍어 가족과 상의하는 사람들도 있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웅진닷컴)의 저자인 사진작가 윤광준(46)씨는 "최근의 사진열풍은 특별한 이벤트에서만 사진을 찍는다는 개념이 사라지면서 일상의 모든 것이 찍을거리가 된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 찍는 행위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대중적으로 일게 됐다"고 분석했다.

◆어떤 카메라를 살까 = 시장조사업체 GfK마케팅서비스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지난해 40여만대에서 올해 80만대(2500억원대)로 판매대수 기준으로 100% 성장할 전망이다.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할 때는 디자인과 화소수(CCD·Charge Coupled Device)를 살펴 봐야 한다. CCD는 필름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디지털카메라의 가장 중요한 핵심 부품이다. CCD의 크기가 클수록 단위 면적당 받아들일 수 있는 광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

200만∼300만화소급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무리하게 높은 화소급의 카메라를 구입하는 것보다 사용 목적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300만 화소대 보급형과 더불어 100만~200만의 저화소대와 500만 이상 고화소대 제품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기술 발전에 힘입어 사이즈는 작아지면서 성능은 예전보다 훨씬 향상된 디지털카메라가 시장에 잇따라 출시, 선택의 폭도 그만큼 넓어지고 있다.

인기 있는 카메라는 니콘의 쿨픽스 2500(30만원선), 올림푸스 C-730UZ(60만원선), 소니 DSC-F717(130만원선), 캐논 파워샷 G2(90만원선), 삼성 Digimax230se(40만원선) 모델 등이 있다.

◆그외 필요한 장비 = 디지털 카메라의 주변장비는 기본적으로 가방·삼각대·플래시 그리고 필터 장착이 가능한 제품이라면 UV필터(자외선 차단 필터)와 편광필터를 선택할 만하다. 또 전용 배터리를 쓰는 제품인 경우 충전기는 꼭 필요하며 장시간 촬영을 할 경우 여분의 배터리를 준비해야 편안한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다.

플래시 메모리 또한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것은 매우 적은 용량이므로 보다 큰 용량의 메모리카드를 별도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모델에 맞는 가방은 충격에 민감한 디지털카메라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촬영한 데이터를 PC 혹은 노트북에 옮기려면 전송방식에 따른 호환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전송방식은 대부분 USB방식과 카드리더기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의 컴퓨터 종류와 디지털카메라의 전송방식을 잘 파악한 후 구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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