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향토브랜드 외지인이 '야금야금'

대전지역 문화 관광 자원인 지역 향토 브랜드가 도난 당하고 있다.

대전시가 지역 전통음식이라고 대내외적으로 자랑하는 '육미삼주(六味三酒)' 중 구즉 '농주'는 인천의 모 업체가 상표등록을 마쳤으며 은진 송씨가 대대로 주조해 온 동춘당 '송순주'는 서울의 모씨가 상표등록과 출원을 모두 끝내 정작 원조 제조자들은 소유권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전발전연구원이 발표한 '지역 향토지적재산 조사·발굴' 자료에 따르면 대전지역 유·무형의 향토 지적재산은 무려 245개에 이르지만 상표출원 등을 통해 지적 재산을 권리화 한 것은 고작 10개에 뿐이며 이 중 송순주와 농주 등 2개는 외지인이 선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송순주와 농주는 앞으로 상품화하려면 이름을 바꿔 사용하거나 상표 소유주에게 비싼 '이름값'을 내고 사용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구즉 도토리 묵이나 동춘당 국화주, 대청 참오미자주 등 대전을 대표하는 음식도 상표출원 및 상표 등록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지적 재산권을 상실하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또 대부분의 자치구들은 구 마크와 캐릭터에 대한 업무 표장 및 상표 출원을 하지 않은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으며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전국 자치단체 상표출원 현황에서 대전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전시는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올해부터 시·구비를 동원, 향토상품에 대한 상표등록에 나섰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은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지적재산권에 대해 소홀했고 현재 다소 늦은 것도 사실이지만 앞으로 계도를 통해 상표등록을 독려하는 등의 노력으로 지적재산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