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 잃은 아내 검게탄 주검앞에 실신

아내 한모(31)씨는 검게 타버린 가족들의 시신 앞에서 말을 잃었다.

울다 지쳐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수십번. 이제는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아무런 말도 없이 멍한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지난 6일 밤 11시경 한씨는 남편 김모(34)씨와 꼬치행상을 마치고 대전시 동구 비래동 집에 도착한 순간, 정신을 놓았다.

자신의 2층집이 검은 하늘을 밝게 비출 정도로 화마에 휩싸여 있었고, 남편 김씨는 시아버지와 아이들을 구하려 불길 속으로 달려들어갔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돌아오지 않았다. 구하겠다며 뛰어들어간 김씨를 비롯, 시아버지(64)와 여섯살난 딸, 네살배기 아들 모두가 한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귀의 객이 돼 버렸다.

보증금 1500만원에 월 20여만원의 작지만 단란했던 13평 보금자리는 그렇게 모든 것을 안고 재가 돼 버렸다.

한씨는 간신히 부여잡고 있었던 정신을 잃은 채 시신 위로 쓰러졌다.

경찰은 화재원인을 거실에 있던 연탄난로 과열이나 누전 등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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