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벗고 새봄속으로 - 예산 수덕사

▲ 수덕사 가는 길.

애기스님

큰스님 손에는
큰 목탁.

애기스님 손에는
작은 목탁.

큰스님
목탁 소리에
온 산이 깨어나고…

애기스님
목탁 소리에
한 마리 산새가
깨어나고…

<본사 이봉직 시인 동시집 ?'웃는 기와' 중에서>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고 땅 속에서 웅크리고 있던 버러지도 꿈틀거린다는 경칩이 지났다.

만물이 소생하는 파릇파릇한 3월, 겨우내 움추렸던 어깨를 펴고 산과 들로 나들이 가고 싶은 충동에 가슴이 설레이는 요즘, 봄 기운을 느낄 수 있는 한적한 곳을 찾아가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간단한 도시락이라도 싸서 가까운 산사를 찾아 향긋한 봄내음에 젖게되면 간혹 불어오는 싸늘한 바람도 따사로운 햇살에 금새 먼 산 너머로 달아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충남 예산군 덕산면 사천리에 위치한 수덕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부 본사로 서해를 향한 차령산맥의 남맥이 만들어낸 덕숭산과 동으로 뻗은 가야산, 서로 향하는 오서산, 동남간을 지키는 용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인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사찰이다.

얼마 전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법장(法長·62) 스님이 주지로 있는 수덕사는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조화를 바탕으로 낮은 구릉과 평탄한 들녘이 서로 이어지며 구석구석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계곡이 흘러내려 예부터 많은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돼 왔다.

불조의 선맥이 면면히 계승되고 많은 고승을 배출한 한국불교의 중심인 수덕사는 백제 위덕왕(554∼597년) 재위시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내 옛 절터에서 발견된 백제와당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특히 국보 제49호로 지정된 수덕사 대웅전은 고려 충렬왕(1308년) 때 건립된 목조 건축물로 정면 3칸 측면 4칸으로 지붕은 맞배지붕과 주심포 계풍의 건물로 만들어졌다.

또 3층 석탑은 충남도 지정 유형문화재 제103호로 지정돼 있으며 7층 석탑은 문화재자료 제181호, 노사나 괘불과 음률공양비천도, 수화도, 야화도, 금룡도(이상 고려시대 벽화), 오불도(조선시대) 등의 벽화는 보물 제1263호로 지정돼 있어 자녀들의 역사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

경내에는 정혜사, 전월사, 금선대, 향운각, 소립초당, 견성암, 환희대, 만월당, 선수암, 운수암, 극락암 등이 있으며 세계 일화를 바탕으로 민족정신 문화의 '모음처'라는 의미의 근역성보관도 있다.

현재 이곳에는 불교 정보를 수집·조사·보존·전시해 우리의 소중한 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의 축적, 더불어 불교문화의 이해와 가치 재인식의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불교문화재 600여점도 소장, 전시하고 있다.

최근 관광자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수덕사는 완만한 덕숭산의 구릉을 따라 삼단과 석축을 쌓고 가장 위쪽에 대웅전을 배치한 전형적인 산지형 형태로, 석가모니불상을 모셔 놓은 대웅전은 1936년에서 1940년에 걸쳐 이뤄진 보수작업시 대들보에서 나온 묵서에 의해 고려 충렬왕 34년(1308년)에 건립됐음이 밝혀졌다.대웅전의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을 한 맞배지붕을 하고 있으며 기둥의 중간부분이 부풀려진 배흘림 기둥 위에만 공포를 올린 주심포 계통의 건물로 만들어졌다.

대웅전의 간단한 공포구조와 측면에 보이는 부재들의 아름다운 곡선은 대웅전의 건축미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소꼬리 모양의 '우리량'은 그 중 백미로 꼽히고 있으며 연등천장과 노출된 가구에 새로 단청을 입히지 않은 백제적 곡선을 보여 주는 유일한 목조건축물이기도 하다.

오후 햇살이 따사로운 요즘 산사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풍경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정갈하게 보내는 즐거움을 맛보자.어른들은 숨가쁘게만 움직이는 일상에서 느꼈던 답답함과 피곤함을 달래고 아이들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직접 방문하는 기분 좋은 현장학습이 될 것이다.

찾아가는 길

△대전 동부터미널→예산터미널(오전 7시∼오후 7시 매일 22회 운행)
△대전 서부터미널→예산터미널(오전 6시∼오후 7시 매일 36회 운행)
△자가용이용:대전유성→국도32호선(81㎞)→예산→국도45호선(23㎞)→지방도622호선(5㎞)→수덕사

먹을거리

△청암회관(041-337-0085) △장어마을(041-338-0101) △자연식당(041-337-6060) △수덕골미락(041-337-0606) △동경회센타(041-337-0141)

숙박

?△덕산온천관광호텔(041-338-5000)=부대시설 한식당 운영(10시까지), 온천탕, 나이트클럽 등, 주차공간 100대 △가야관광호텔(041-337-0101)=부대시설 한·양식당 운영(밤9시까지), 온천탕, 나이트클럽 등, 주차공간 7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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