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종훈 '노련미' vs 김태균 '패기' 불꽃경쟁

'노련미냐 패기냐.'

한화 이글스의 주전 1루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련미를 과시하는 고참과 패기를 앞세운 신참이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일 제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남해로 훈련 캠프를 옮긴 한화는 아직 올 시즌 주전 1루수를 확정하지 못해 당분간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전 1루수 후보는 '기록 제조기' 장종훈과 프로 3년차 김태균이다. 장종훈은 빙그레(현 한화 이글스) 연습생으로 입단, 1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개인통산 3000루타, 1000타점 돌파 등 신기록을 줄줄이 만들어냈다.

김태균은 2001년 한화에 들어와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며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며 고민에 빠진 유승안 감독은 "처음에는 태균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번 전지훈련에서 후배들보다 더 열심히 훈련에 임하는 종훈이를 보고 아직 종훈이의 시대가 끝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떠한 선입견도 없이 올시즌이 시작되는 순간까지 지켜본 후 주전 1루수감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독수리군단의 맏형으로 훈련에 있어서도 여유를 가질 만한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종훈의 훈련 모습은 연습생시절과 변함이 없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도 꽉 짜여진 훈련일정 이외에 틈만 나면 헬스장을 찾아 개인훈련을 하는 등 갓 입단한 새내기 못지 않은 체력을 과시하며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이해 보려는 진지한 열정을 보였다.

장종훈은 "모든 것이 예전과 똑같다고 볼 수 없지만 아직까지 체력적인 문제나 야구에 대한 열정은 후배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며 "올해도 내가 팀을 위해 뛸 수 있는 기회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입단할 당시부터 눈부신 활약을 하며 장종훈을 이을 한화의 간판 거포로 지목받았던 김태균도 홈런포를 뜨겁게 달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시즌 2년생 징크스에 무릎을 꿇고 연일 헛방망이질을 해댔던 김태균은 신인 시절 보여줬던 무서운 파괴력과 상승세를 다시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모든 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태균은 "장종훈 선배와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큰 기쁨이라고 생각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배님을 뛰어넘는 후배가 되도록 하겠다"며 "올 시즌 기회만 생긴다면 지난해 부진을 씻는 것은 물론 홈런왕 자리도 노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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