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무현 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국민참여의 첫 정치실험을 거쳐 취임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새 정부는 "국민참여 정부"임을 표방하고, 개혁과 통합의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탓인지, 노 대통령이 국정을 잘 이끌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매우 높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진심으로 축하하고자 한다.?????

노 정부는 12대 국정과제를 선정, 향후 국정운영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인수위에서 한정된 기간에 다듬은 작품이라 세부적인 손질을 요하는 대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새롭게 틀을 잡아 이끌겠다는 의지가 잘 드러난다. 청와대 비서실의 공간배치와 인선진용도 돋보인다. 파격적인 인사들도 있어서 능력과 자질 면에 대한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노 대통령이 이들을 자신감 있게 선택했다는 점에서 기대도 크다. 고 건 총리지명자 임명동의안도 오늘 처리될 예정이다. 거론되는 조각 인선 중에도 파격적인 인사들이 많다. 이에 대한 평가는 향후 국정운영의 성패에 달렸다고 본다.

새 정부 출범에 즈음해 대내외적인 정황이 어수선하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임박해 세계 경제의 앞날도 불투명하고, 북미관계의 경색과 노 정부의 대미·대북 인식에 따른 오해도 남아 있다. 여소야대 관계도 노 대통령에게 짐이 되고 있으며, 민주당 내의 갈등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노 대통령의 가장 큰 지지와 후원자는 국민이다. 따라서 국민참여를 내세운 새 정부의 방향은 옳다고 판단된다. 다만 어떤 그릇에 참여의 열기를 담아갈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우리는 노 대통령이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국민의 참여와 지지를 통한 변화와 개혁의 물꼬가 터질 것으로 본다.???????

새 정부는 좀더 명확한 관점을 내세워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사회 불안을 희석시키는 방향에도 지혜를 모아야 하며,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겸허한 자세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다른 의견을 가진 집단도 개혁에 동참시킨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국정운영은 섣부른 실험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권 초기엔 국민의 희망과 기대에 부풀다가, 말기에 이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자조 섞인 판단에 빠져드는 게 우리 정치의 현실이다. 새 정부는 권력 핵심부의 부패연루, 지역편중 인사 및 빈부격차에 따른 갈등확산, 정책의 불투명성 등으로 얼룩진 역대 정권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단단히 맘을 먹고 역사와 민족 앞에서 나서주길 당부하며, 새 정부의 힘찬 출범을 거듭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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