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과학공원이 리컨스트럭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발전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키로 한 데 주목한다. 엑스포과학공원이 개장 10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 것이다. 최근 취임한 이강로 엑스포과학공원 사장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리컨스트럭션(재건) 계획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실무진에 지시했다고 한다. 리컨스트럭션 계획이 과학공원의 현 시점과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전면 백지화의 이유다.

신임 사장이 취임하자마자 과학공원에 메스를 대기로 한 것은 침체의 늪에 빠진 과학공원을 어떻게든 살려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주지하다시피 엑스포과학공원은 지난 93년 박람회 이후 시설의 노후화와 운영상의 난맥상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전 운영주체와의 소송에서 패소, 207억원의 손실을 떠안게 됐다.

엑스포과학공원은 그동안 여러명의 사장이 거쳐갔으나 공원의 활성화는 고사하고 몇몇은 임기조차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등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이런 와중에 나온 것이 지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중기 사업에 들어간 엑스포과학공원의 리컨스트럭션 계획이다. 이 계획은 과학공원의 뼈대를 다시 짜 경쟁력 있는 공원으로 가꾸겠다는 과학공원의 활성화 비전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지난해까지의 1단계 사업을 끝으로 전면 중단이 불가피해졌다.

엑스포과학공원은 리컨스트럭션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는 대신 용역 등을 통해 새로운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그동안 수십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중기 계획을 중도 포기하기까지는 과학공원측의 많은 고뇌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계획이라도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뜯어 고쳐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이 리컨스트럭션 계획까지 전면 중단하면서 과학공원에 메스를 들이댄 만큼? 확실한 방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새 계획은 기존의 전시시설 위주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수익성이 보장되는 놀이시설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란 보도다. 그러나 과학공원이 그동안의 적자운영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익사업에만 급급한다면 또다른 문제를 불러올 게 뻔하다. 과학공원은 수익성도 고려해야겠지만 과학공원이 국민 과학교육의 장이란 공익성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 수익성과 공익성의 조화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은 과학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테마파크다. 가꾸기 여하에 따라 엄청난 부대효과를 기할 수 있다. 과학공원 부지 내에서의 단순한 계획에서 탈피해 인근의 국립중앙과학관과 대덕연구단지와의 연계활용 방안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은 장기간의 표류에서 벗어나 활기찬 공원의 모습을 시민들의 품에 안겨 줄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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