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광림한의원 원장

발기부전·디스크 등에 효과

녹용이라 하면 보통 사슴의 뿔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슴의 어린 뿔이라고 해야 옳은 표현이 된다.

녹용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동양의 고유한 사유 방식인 음양의 원리에 입각해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상의 수많은 동물들의 뿔 속에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사슴의 어린 뿔인 녹용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 늙은 뿔은 피가 다 빠지고 뼈조직만 남은 녹각이 된다. 바로 이런 특징에서 출발해 피와 뼈의 음양을 파악한다면 녹용의 기본적인 효능을 쉽게 알 수 있다.

뼈는 딱딱하고 굳어 있는 음이고, 피는 부드럽고 움직이는 양에 해당한다. 즉 일반적인 조직이 딱딱한 뼈가 안에 있고 부드러운 혈액이 밖에 있는 것과는 달리 유동성이 있으면서 부드러운 혈액이 딱딱한 뼈의 압박을 받으면서 머리 위로 돌출한 것이 녹용이다.

즉 녹용이란 안에 있는 양이 옆으로는 뻗어나가지 못하게 밖에서 음이 꽉 잡아 주면서 그 힘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머리를 뚫고 외부로 돌출해 있는 모습인 것이다. 따라서 녹용은 주로 겉이 냉하면서 몸이 습(濕)한 병에 복용하게 하면 몸의 한습(寒濕)을 몰아내는 데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녹용이 계속 자라면 피가 빠지고 각질화돼 딱딱해진다. 이 경우는 본래 녹용의 효과인 양기의 보충에는 큰 효과를 거두기 힘들게 된다.

이는 사슴의 어린 뿔이 단순히 피를 활성화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뼛속의 조혈기능 및 양적인 에너지가 그 어떤 동물보다도 강력하고 힘차다는 것을 의미한다.

녹용은 주로 몸이 냉한 사람에게 혈액이나 호르몬의 조성을 도와주며, 골다공증처럼 내부에 양기는 빠지고 껍질만 남은 노인들의 뼈를 활성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외에 뼈에 양적인 생명력이 부족해 생기는 디스크(HIVD:추간원판탈출증)나 강력한 피의 용솟음으로 이뤄지는 남성 성기의 발기부전에도 좋다.

그러나 갑작스런 충격으로 생긴 디스크나 몸의 습기가 빠져나가기 쉬운 태양인이나 몸이 뜨거운 소양인들은 장복하면 해롭게 될 소지가 있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양인이나 소양인이라도 한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관리를 통해 처방을 한다면 별 무리 없이 몸의 양기를 충만하게 하고, 그것이 옆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서 그대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할 수 있다.좋은 녹용을 구별하는 방법은 별다른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살펴본 내용에 입각해 녹용의 단면이 치밀하면서 혈액 성분이 많이 있는 것이 좋은 녹용이라고 보면 되겠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