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중 7명이 '치질' ···

'치핵' 예방과 치료

치질은 우리 나라 성인의 약 70%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항문병'이지만 대부분 이러한 치질을 부끄럽게 생각해 혼자 앓고 있다가 증세가 심해져서야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병은 알려야 한다'는 말처럼 부끄럽게 생각하는 병일수록 드러내야 고칠 수 있고, 더 큰 병의 발병을 막을 수 있다.

항문병은 치핵, 치루, 치열, 탈항, 직장탈, 항문염, 항문소양증 등으로 세분하는데, 이 중 '치핵'을 보통 치질이라고 일컫는다.

치핵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학계에서는 배변시 항문의 작용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는 '항문쿠션이론'을 통설로 받아들이고 있다. 즉 배변시 항문을 이루고 있는 괄약근, 연부 조직, 혈관, 신경조직 등이 직장의 압력과 항문압의 절묘한 조화로 스펀지 같은 쿠션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런 항문의 쿠션이 망가지고 배변 습관이 변화, 치핵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던 '치핵'은 생활에 불편함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항문소양증, 출혈, 질염 등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특히 만성 변비, 설사, 찬곳에서의 오랜 노출, 장시간 앉아 있거나 서서 일을 하게 되면 혈류 장애로 인해 치핵의 발병과 동시에 그 증세가 심해지기 일쑤다. 임산부의 경우엔 여성호르몬의 혈중 내 수치 증가와 아기가 엄마의 하복부를 압박해 장운동 저하, 하복부 및 하지 항문 주위의 혈류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치핵은 그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분류하고, 정도에 따라 1∼4기(그림)로 나눠 각 증상에 대한 치료를 달리한다.

보통 1, 2기에 해당하는 경미한 치핵은 좌욕, 좌약 사용 등 단순한 약물치료 및 물리치료로 간단히 치료되는 경우가 많고, 출혈과 통증이 심한 3, 4기의 치핵은 정확한 진단을 한 후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방법으로는 치핵을 제거한 후 망가진 항문쿠션을 되돌리는 전형적인 점막박리술이 있고, 이 외에도 고무링 결찰술, 냉동술, 단순제거술, 전기소작술 등 다양하다.

그러나 치핵 수술은 의외로 까다롭기 때문에 수술시 치핵을 완전히 절제하지 못한 경우 대부분 재발하고, 치핵을 포함한 항문피부를 너무 많이 절제한 경우는 항문협착(항문이 좁아져 대변 보기 힘든 경우)이 생길 수 있어 가능한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치료받는 것이 좋다.

치질은 30세 정도가 되면 항문의 괄약근 등을 이루고 있는 쿠션이 서서히 약해지므로 그 예방법을 알아두고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치질 예방을 위한 10계명.

1. 매일 따뜻한 물로 목욕 혹은 좌욕을 하는 것이 좋다.

2. 항문은 항상 청결을 유지하고, 가급적 부드러운 화장지나 물로 세척해야 한다.

3. 가급적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길러 변비나 설사를 하지 않는다.

4. 변의를 느끼면 바로 바로 해결한다.

5. 찬곳에 오래 머물지 않는다.

6. 너무 과도하게 하복부에 힘을 주는 일이나 운동은 삼간다.

7. 용변은 가급적 5분 이내에 해결한다.

8. 앉은 자세를 오래 취하는 것도 치질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장시간 운전시 가끔 서서 휴식을 취한다.

9. 술, 담배를 삼간다.

10. 맵고 짠 음식과 같은 자극적인 것은 피해야 한다.?

<도움말 주신분 : 김창남 을지대병원 대장·항문 클리닉 교수,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전문가 600자 고언>

강명식 원장

"치질수술하면 아프다고 생각해 미리 겁을 먹고 치료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현대 의학은 그런 통증을 훌륭히 해결하고 있고 2∼3일 정도의 입원 후 퇴원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치질 발병시 모두 수술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겁먹지 말고 인근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김창남 교수

"치질을 부끄러운 병으로 여겨 간단하게 치료하면 좋아질 수도 있는데 평생 고생하면서 지내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다. 적절한 시기의 수술이 최선이고 종종 치질인 줄 생각하고 있다가 대장암·직장암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항문에서 발생하는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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