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 발매

▲ [문화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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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효 "취미가 직업 됐죠…'가수들의 가수'는 과장"

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 발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싱어송라이터 우효(25·본명 우효은)는 가수들의 가수로 불린다. 방탄소년단(BTS)의 RM, 유승우, 포미닛 출신 전지윤이 그의 팬을 자처한다.

2014년 '소녀감성'으로 데뷔 이래 차곡차곡 디스코그래피를 쌓으면서 인디계 아이돌로 떠오른 우효.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그의 가사에는 동년배들을 열광하게 하는 반짝임이 있다. 지난 8일 정규 2집 '성난 도시로부터 멀리'를 낸 우효를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났다.

새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도시'다.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공무원 아버지와 중학교 교사 어머니를 둔 우효는 미국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영국 런던에서 자랐다.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영국 런던시티대에서 문화창조산업을 전공하고 2017년 여름 졸업했다.

"큰 도시는 다 비슷하게 느껴져요. 사람들은 기다리는 걸 싫어하고 별것 아닌 걸 과대 포장해서 사고파는 데 정신이 팔려있죠. 관계도 소비하듯 선택해요. 그런 도시를 기록해두고 싶었어요."

그는 전작 때 협업하지 않은 프로듀서들과 새 앨범을 녹음했다. 변화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건만 이유가 뭘까.

"그게 제 인생 패턴이에요. 새로운 환경에 일부러 뛰어들진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그걸 선택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어릴 적 숱하게 다닌 이사처럼요. 언어가 안 통해 방황할 때도 있었죠. 하지만 적응하니까 장점이 많아요. 매번 새로운 프로듀서들과 작업하면 내가 중요시하는 게 뭐지 아는 데 도움이 돼요. 음악적 개성을 발견하는 거죠."

우효의 가사가 또래의 공감을 받는 건 또래들이 가장 피곤해하는 지점을 건드려서일지 모른다. 1994년생인 그는 경쟁을 피부로 느끼며 자랐다고 했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인 1990년대생 에코 세대는 좁아진 취업난에 허덕인다. "또래일수록 부담스러워요. 모든 면에서 경쟁하려고 하니까요. 외모부터 인맥, 진학, 취업 등 모든 성취를요."

가끔 '조언'은 오지랖 넓은 일이 되기에 십상이다. 익명성 뒤에 숨은 댓글, 건강에 나쁜 폭음이나 '쿨하다'는 가변을 쓴 무례함을 비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사람 의견을 듣는 것에 거부감 있는 사회를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진심으로 걱정돼서 하는 말도 안 좋은 쪽으로 받아들여 질까 봐 잘 안 하게 되고요. 외국에선 마약이, 한국에선 술을 많이 마시는 게 일반적이던데요. 건강한 습관이 아닌 것 같아서 늘 우려하고 있어요. 이런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들을 공격적이지 않게, 노골적이지 않게 표현했어요."

우효에게 음악은 오랜 취미였다. 중학생 때 작사·작곡을 시작했다. 처음 만든 노래 제목은 '블랑카'. 2000년대 중반 KBS '폭소클럽' 속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캐릭터 '블랑카'를 보고 쓴 곡이다.

"음악이 직업이 될 거란 기대는 전혀 없었어요. 저는 인권에 관심이 많았고, 정의 실현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꿈 중 하나는 기자였어요.(웃음)"

취미가 직업이 되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 만들어둔 노래를 인디 레이블 루비살롱에 보냈고,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훗날 미러볼뮤직에 보낸 데모테이프가 현 소속사인 카카오M 문화인에 전달되며 일사천리 데뷔했다.

우효는 '가수들의 가수'라는 수식어를 들어봤냐는 질문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장된 표현이지 않을까요. 제가 수동적인 편인데 직접 다가와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신기하고 좋아요. 하지만 컬래버레이션해보고 싶은 분은 진짜 없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저다운 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거기에 제 목표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정규 2집. 우효는 언제까지 음악을 하게 될까. 그는 '오래오래'라는 답을 내놨다.

"역사상 여성 아티스트들은 목소리가 예쁠 때만 활동하다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남성 밴드들은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하잖아요. 저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기보다 잔잔한 음악을 하고 있으니, 노년기까지 해도 독특한 느낌이지 않을까요."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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