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직교사, 업무많아 기피 늘어
내년엔 교원성과급 S등급 부여
현장선 이미 우대…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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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내년부터 학교내 기피업무를 담당하는 교사에게 성과급을 우대하는 방안이 시행될 전망이다.

담임교사, 부장교사, 학교폭력 등을 담당하는 ‘보직교사’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침으로 풀이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고있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보직교사의 교원성과급을 S등급으로 산정하는 ‘2020년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지급 행정예고안’을 최근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했다.

이번 지급안의 골자는 기피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교사를 위주로 더 많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1년에 한번 5월 중순경 교사들에게 지급되는 ‘교원성과급’은 S, A, B등급으로 분류된다. 일선 학교별로 성과급위원회를 거쳐 전년도 교사별 등급을 매기고 시교육청에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서는 지금도 사실상 ‘보직 우대’를 하고있어 기피 현상을 해결할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보직교사는 조직운영, 교육활동, 행정업무 등 학교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최근 생활지도, 방과후학교, 각종 행사 등이 겹쳐 업무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때문에 교사별 업무를 분담할때마다 보직을 맡지 않으려하다보니 매 학기 갈등이 심화돼 왔다. 특히 담임업무는 기간제 교사에게 떠밀려 내려와 기간제 2명 중 1명이 담임을 맡고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전국 4만 9977명의 기간제 교사 중 담임 업무를 맡은 교사는 2만 4450명(49%)으로, 기간제 2명 중 1명이 담임을 맡고 있다.

충청권은 대전·충북지역이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 전국 평균을 훌쩍 웃돌았다. 전국 17개 시·도 중 충북이 61%(1113명 중 674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대전지역이 56%(1399명 중 781명)로 2위를 차지했다. 충남은 43%(2573명 중 1116명)로 13위, 세종이 11%(380명 중 60명)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대전 서부지역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A씨(33)는 “성과급으로 교사의 등급을 매기게 되는데 B급일 때가 교사의 본질에 더 가깝다고 본다”며 “보직교사를 S급, 수업연구에 시간을 할애하는 교사를 B급으로 못박는다면 주저없이 B급 교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도 성과급 우대에 의문을 던졌다. 현행의 성과급도 사실상 보직 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한 초등교장은 "현재도 사실상 보직 우대를 하고 있어 어떻게 더 우대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기피업무 담당 교사에 대한 보상 방법으로서 올바른 접근법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교육당국은 의견을 수렴해 오는 12월 중 2020년 성과급 지급 지침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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