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주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애덤 그랜트는 생산성의 대가이다. 뉴욕타임스가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심리학자'라 평가할 정도다. 29살에 와튼 스쿨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고, 7년 연속 '최우수 강의상'을 받았다. 매년 5~7편 논문을 발표하고 오리지널스·기브앤테이크 등의 베스트셀러도 펴냈다. 그런 그도 시간 관리에 대해선 이렇게 털어놓는다. ‘사실 나는 스스로도 생산성 있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다. 일 목표치를 세우지만 늘 실패하곤 한다. 시간 관리에 집중하다보니 오히려 내가 얼마나 시간을 낭비했는지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는 자신의 리더십 클래스를 수강하는 기업의 한 관리자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 관리자는 상사로부터 생산성을 끌어올리라는 지적을 받고 불안해 하며 스스로 낭비하는 시간이 없는지 점검해봤지만 더 줄일 시간이 없었고 최후의 방법은 물 안 마시고 화장실에 최대한 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랜트 교수가 내린 결론은 우리의 질문이 잘못됐다는 것. 어떻게 시간을 아껴 생산성을 높일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시간을 써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인가이다. 그러면서 그는 생산성 향상의 대안으로 시간관리(time management)가 아니라 주의력 관리(attention management)를 제안했다. 할 일을 나열해 놓고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우선순위를 따진 뒤 중요한 일부터 집중하는 것이다.

그랜트 교수는 생산성을 높이려면 일하는데 걸릴 시간을 잴 것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흥미로운 일과 지루한 일, 집중해야 할 일과 창의성이 필요한 일의 타이밍을 나눠야 하며 '창조자의 순간'을 끼워 넣는 것을 잊지 말라고 한다. '창조자의 순간'이란 모든 방해를 차단하고 나의 속도에 따라 고도로 집중해서 일하는 것을 말한다.

조지타운대학 컴퓨터공학과 칼 뉴포트 교수는 ‘팁 워크’에서 애덤 그랜트 교수가 실제 어떻게 일하는지 소개한 적이 있다. 그랜트 교수는 가을학기에 강의를 몰아서 하고 봄여름에는 연구에 집중한다. 연구에 할애한 학기에도 연구실에 개방하는 기간과 문을 닫아두는 기간을 번갈아 설정한다. 연구실에 있으면서도 '자리 비움' 팻말을 내걸 정도로 엄격하게 고립 상태를 유지한다.

그랜트 교수는 다른 일에 신경을 분산하지 않고 특정한 작업을 몰아서 수행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생산성 법칙을 활용한다. 고품질 작업성과는 투입시간과 집중강도를 곱한 것으로 집중 강도를 극대화하여 투입 시간당 성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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