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배재대에 설치된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에 대한 존치 여부를 두고 진보와 보수 성향 단체들이 대립하고 있다. 이 동상은 1987년 배재대 총학생회와 총동문회가 배재학당 출신인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기증한 것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쟁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4·19 혁명 59주년 기념일인 지난 19일 배재대에서 이승만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진보 성향 시민단체들과 동상 존치를 주장하는 극우 보수 성향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벌였다.

진보 성향 대전·충남지역 시민사회단체 53개로 구성된 이승만 동상 철거 공동행동은 이날 배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학 우남관 앞에 있는 이 전 대통령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운 배재대와 일부 동문회 임원에게 조속히 동상을 철거해 달라고 요청한다”면서 “독재자 동상은 배재인과 대전시민의 수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3·1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배재대 구성원은 물론 대전시민에게 큰 선물을 안겨 달라”면서 “여러분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보수 성향 단체들도 배재대에서 동상 철거를 반대하는 맞불 집회를 벌였다. 배재대 우남 동상을 지키기 위한 자유시민연대와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인 모임은 이날 동상 존치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은 공산세력과 타협을 강요하는 미군정이나 초대 국회의 내각제 세력과 맞서 싸울 때 한 치도 물러설 줄 모르던 분이었고, 나라를 걱정하며 불의에 맞서 싸우다 부상당한 젊은 학생들의 용기 앞에서는 그들을 위로하며 스스로 권좌의 자리에서 내려왔다”며 동상 철거 반대를 강조했다.

이날 양 단체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하면서 서로 고성을 지르는 등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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