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27 너는 내 별 - 1편]
도박·고부갈등… 두 번의 이혼
늦게 얻은 딸 위해 홀로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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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첫 번째 남편의 경우 사람은 무척 좋았다. 박성희(49·가명)씨는 24살 꽃다운 나이, 불나방 같은 사랑에 빠져 이른 결혼을 했지만 3년만에 이혼했다. 남편은 서울의 모 일간지 사장 운전기사였고 수입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결혼을 하자 몹쓸 도박병이 도졌다. 카드대출 더 나아가 집보증금까지 다 빼서 경마장에 쏟아부었다. 도박빚을 갚기 위해 그녀는 안해 본 일을 찾기 힘들만큼 고생을 했다.

결국 박 씨는 남편이 본인의 남은 생을 맡길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판단을 했고, 아이도 없었던 터라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10년동안 박 씨는 돌아온 싱글, 일명 ‘돌싱’으로 살았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두번 째 남편을 만나게 됐다. 그는 소위 말하는 애딸린 이혼남이었고 재혼을 하게 되며 대전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박 씨는 이미 한 번의 결혼 실패로 인해 누구보다 가정생활을 잘 꾸려나가야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노산이었지만 아이도 계획했다. 두 번의 유산 끝에 어렵게 얻은 그녀의 하나 뿐인 딸 현지(10·가명)도 그때 태어났다.

임신의 기쁨도 잠시, 두 번째 결혼의 문제는 고부갈등에서 촉발됐다. 박 씨를 진정한 며느리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시어머니는 걸핏하면 불러내 정신적인 폭력을 가했다.

하루는 남편과 전부인 사이에 태어난 딸 민주(가명)가 도둑질을 했고 박 씨는 그런 민지를 훈육했다.

이 모습을 보던 시어머니는 임신 7개월 중이었던 박 씨에게 “네가 맞아야 된다”며 민지가 보는 앞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당시 정신적·육체적 충격이 심했던 박 씨는 본인보다도 태아에게 안좋은 영향이 가해졌을까를 먼저 걱정했다.

40살 노산이라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했지만 박 씨의 고부갈등은 임신 내내 줄곧 그를 괴롭혔다. 남편은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해결은 커녕 고부갈등의 화를 키우기만 했다. 우려와 달리 현지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박 씨는 딸아이 돌 될 무렵 남편과 연을 끊었다. 갓난아이를 여자 혼자 키운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박 씨는 식당부터 대형마트 알바까지 밤낮없이 일하며 딸아이 분유값을 벌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는 “요즘 젊은 남녀들은 결혼 한번 하기도 벅차다는데 어쩌다 나는 두번이나 했고, 두 번 모두 실패했는지 모르겠다”며 “후회와 반성과 함께 앞으로 내 인생을 딸 현지만을 바라보며 살겠다 다짐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26일자 2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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