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D-1년 최대 격전지를 가다 - 공주·부여·청양]
5선 도전 정진석 vs 차세대 리더 박수현…2번째 맞대결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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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국회의원,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21대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보수 성지로 불리는 충남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서는 ‘보수 사수’와 ‘진보 탈환’의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수현 전 국회의원의 도전이 확실시 되며, 자유한국당에선 현역인 정진석 국회의원이 지역구 사수를 위한 일대 결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이들이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세 번째 대결’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공주·부여·청양은 전통적으로 충청권 보수의 심장과 같은 지역이다. 부여 출신인 고(故) 김종필 전 총재의 정치 기반이었으며,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충청대망론 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보수 성향에 대한 짙은 향수가 베어있다.

그러나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세 지역 시장·군수를 싹쓸이하면서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틈타 민주당은 충청권 보수 심장에 깃발을 꽂기 위한 경쟁의 막을 올렸다.

공주보 철거문제가 내년 총선의 지역구 쟁점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박 전 의원이 18일 정치적 반격에 나선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주 지역 지도층이 공주보 해체와 관련해 결정된 사안이 없는 사실을 왜곡하면서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누군가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역인 정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의원은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대변인과 대표 비서실장은 물론 문재인 정부 1기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는 등 충청권 진보진영의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주말이면 지역을 방문해 주민과 스킨십을 확대해온 것도 최대 무기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4대강 보 파괴저지특위 위원장을 맡으며 공주보 철거 반대 여론을 몰아가면서 지역구 사수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세월호 막말’ 논란으로 윤리위원회의 징계 논의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5선에 도전하는 정 의원은 김 전 총재의 정치적 아들로 불리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기도 했다.

정 의원과 박 전 의원의 매치가 성사될 경우 두 번째 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를 더하고 있다. 19대 총선(공주)에서 당선된 박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는 공주와 부여·청양이 한 선거구로 묶이면서 낙선의 패배를 맛봤다. 20대 총선 당시 박 전 의원은 고향인 공주에서 50.06%를 득표해 43.91%에 그친 옛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를 이겼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여(39.88% 대 51.83%)와 청양(38.75% 대 54.25%)에서 밀리며 결국 정 후보에게 44.95%대 48.12%로 석패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보수에 대한 향수가 강한 지역이기는 하지만 3개 시·군 단체장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만만치 않은 선거가 될 것”이라며 “여기에 ‘박수현 동정론’, 민주당에 대한 심판론 등이 선거 직전 어떻게 작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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