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석순 前 국립환경과학원장
"유속 빠른 개천서 사는 어류, 금강 같은 큰강서 나오면 안돼"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금강 세종보(洑)에서 사라졌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가 보 개방 후 다시 발견되면서 그 의미와 해석 여부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생태 환경 개선의 증표로 긍정적인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수량이 풍부했던 금강이 ‘개천’이나 ‘도랑’으로 전락했다며 부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 소속 4대강 자연성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금강 세종보 하류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급 민물고기인 '흰수마자'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흰수마자는 모래가 쌓인 여울에 사는 잉어과 어류로 한강, 임진강, 금강, 낙동강에 분포하는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그간 4대강 사업과 내성천의 영주댐 건설 등으로 강의 모래층 노출지역이 사라지면서 개체수와 분포지역이 급감한 바 있다. 금강 수계에서는 2000년대까지 금강 본류 대전에서 부여까지 흰수마자가 폭넓게 분포했지만 보 완공 시점인 2012년 이후 본류에서 출현이 확인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은 지난 4일 세종보 하류 좌안 200~300m 지점에서 흰수마자 1마리를 처음 발견했으며 5일에는 비슷한 지점에서 4마리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보 개방 후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멸종위기 물고기가 되돌아왔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환경 당국이 보 철거를 위한 ‘쇼’에 불과하다며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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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전(前)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장인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최근 언론을 통해 "환경부가 보 철거 또는 상시 개방을 위해 흰수마자를 이용하고 있다"며 "흰수마자는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개천에 사는 어류여서 금강과 같이 큰 강에 서식하지 말아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이 흰수마자가 나타났다고 좋아하고만 있다"며 "이번에 흰수마자가 발견된 것은 금강이 '금도랑'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속적으로 보를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8일 공주 문예회관에서는 ‘금강보의 환경적 기능과 경제적 가치’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정부가 보 개방으로 사기극을 입증했다. 4대강 보때문에 녹조가 생긴다는 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환경 당국은 흰수마자가 금강에 살고있던 고유종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환경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과거 금강 본류에 서식하던 흰수마자가 세종보 방류 이후 다시 서식이 확인된 것”이라며 “금강 본류의 서식처 환경이 보 건설 이전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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