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특집] NFRI 국가핵융합연구소

〈국제핵융합실험로〉
NFRI 미래 에너지원 확보 한 걸음 더
지난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달성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89.7초 기록
올해 가열장치 증대·제어시스템 개선
초고온 플라즈마 10초 이상 운전 시도
2025년 ITER 운전… 핵심기술 ‘각광’

▲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국내 기술로 완성하고 7개국이 공동으로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 참여를 통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핵융합 연구장치 KSTAR 모습. NFRI 제공
[충청투데이 윤희섭 기자] 갈수록 심각해지는 에너지 부족 문제, 불안감을 더해가는 기후변화 문제 등은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통의 문제로 인류가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로 남아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기존의 에너지원처럼 자원이 아닌 과학기술 바탕의 안전하고 깨끗한 대용량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내 유일의 핵융합 전문 연구기관인 국가핵융합연구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를 국내 기술로 완성하고 세계 주요 선진 7개국이 공동으로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 참여를 통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인공태양,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달성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는 최근 핵융합의 가장 핵심적인 운전조건인 이온 온도 1억℃ 달성에 성공했다. 일명 인공태양이라고 불리는 KSTAR는 도넛 모양의 토카막형 핵융합 장치로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만들고 유지하는 실험을 수행한다. 태양보다 중력이 훨씬 작은 지구에서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핵융합의 연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 기체를 가열해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들고, 태양의 중심보다 무려 7배나 뜨거운 1억℃ 이상의 초고온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이에따라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는 향후 적용될 핵융합 발전 방식인 중수소-삼중수소 간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로 여겨진다.

국내 인공태양 KSTAR는 지난해 8월 말부터 12월까지 수행한 플라즈마 실험을 통해 핵융합의 가장 핵심적인 운전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플라즈마 이온 온도 1억도 달성에 성공했다.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장치로서는 세계 최초의 성과이다. KSTAR의 이번 성과는 차세대 핵융합 운전모드 중 하나로 여겨지는 ‘내부수송장벽(Internal Transport Barrier, ITB)’ 형성을 통해 플라즈마 가둠성능이 향상되면서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KSTAR에 설치돼 있는 다양한 방식의 가열장치 중 가장 주요 장치인 '중성입자빔 가열장치(Neutral Beam Injection, NBI)'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플라즈마 중심부를 효과적으로 가열하는 기술을 적용한 결과다.

KSTAR의 플라즈마 이온 온도 1억℃ 달성은 핵융합에 적합한 온도를 실험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에서 핵융합 반응을 최적화시키는 운전 시나리오 개발이 그만큼 가까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 KSTAR 진공용기내부(타일부착후). NFRI 제공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기록 ‘72초→89.7초’ 연장

KSTAR는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 달성 성과와 더불어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H-모드) 기록을 2017년 72초 연속 운전 기록에서 89.7초로 연장하는 성과도 달성했다. KSTAR는 2010년 초전도 핵융합 장치 중 세계 최초로 H-모드를 구현하는 데 성공한 이후 2016년 최초로 1분의 벽을 넘어 70초 연속 운전에 성공했으며 매년 점진적으로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이는 KSTAR가 첫 실험을 시작한 2008년 이후 10년간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쌓아 온 다양한 경험 덕분이다. KSTAR는 지난해 9월 플라즈마 실험 2만 회를 달성했다. 연구진들은 매년 약 2000번의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며 초고온, 고진공, 극저온 등 각종 극한 기술이 적용돼 있는 핵융합 장치에서 일어나는 각종 플라즈마 물리 현상에 대한 경험과 데이터들을 쌓을 수 있었다. 또 꾸준한 장치 업그레이드와 유지보수를 진행하며 안정적으로 플라즈마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준 KSTAR 장치의 우수성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KSTAR 연구진들은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KSTAR 장치가 지닌 잠재력을 더욱 이끌어 내며 핵융합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높은 차원의 핵융합 연구 수행 계획

1억℃ 이상의 초고온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실현은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한 핵심 과제다. KSTAR는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달성과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기록 향상이라는 성과를 통해 초고온 고성능 운전 실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유지시간은 비교적 짧은 시간은 약 1.5초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가열장치의 증대와 플라즈마제어시스템의 추가 개선으로 10초 이상 연속 운전을 시도할 계획이다. KSTAR가 1억℃ 초고온 플라즈마 10초 이상 장시간 운전에 성공할 경우 핵융합상용로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에 있어 새로운 차원의 연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가동을 시작하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운전단계에서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연구를 주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KSTAR가 걸어온 길은 2025년 완공을 앞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향하는 길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KSTAR가 10년간 축적한 시간과 경험 10년의 데이터와 노하우는 한국을 넘어 세계 핵융합계의 자산으로 ITER가 궁극적으로 향해야 하는 길을 미리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달성을 통해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KSTAR는 앞으로도 더 높은 차원의 핵융합 연구 수행을 통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향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KSTAR가 보여줄 새로운 도전에 전 세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는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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