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 특집] 한국기계연구원

모바일 플랫폼 가공시스템 핵심기술 개발
플랜트·선박·항공 등 곡면·평면 위 이동 작업
대형 공작물 가공, 소요시간·비용 획기적 절감
크롤러 모바일 가공기, 45도 경사 1㎜ 이하 오차

▲ 기계연 모바일 플랫폼 가공기 시작품.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세상에 없는 기술, 가공기술 패러다임 바꾸는 ‘모바일 플랫폼 가공시스템 핵심기술’ 개발

한국기계연구원(KIMM·원장 박천홍·이하 기계연)은 기존 가공장비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모바일 플랫폼 가공시스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형 설비들은 사용에 따라 마모가 진행되면 부분적인 보수나 교체 등의 공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가공 대상보다 규모가 훨씬 더 큰 초대형 가공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계연 초정밀시스템연구실이 창안한 ‘모바일 플랫폼 기반 가공시스템 핵심기술’은 이같은 기존의 가공기술에 필수적이던 대형 설비의 해체, 운반, 가공 등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플랜트와 선박, 항공 같은 대형 공작물의 곡면이나 평면 위에서 대상에 맞춰 이동하며 가공이 가능한 기술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바일 플랫폼 가공시스템의 위치와 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비롯해 고정된 위치에서 가공하면서도 가공 부위 외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이 필수적이다.

◆곡면 대응 이동형 가공 기계 기술

현재의 공작기계와 달리 공작물 위에서 이동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계 자체의 위치를 이동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구성돼야 한다. 특히 가공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공기술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절삭력 등의 힘을 이겨내는 견고한 구조를 가져야만 한다. 이를 위해 기계연은 대형 가공 대상물의 표면에 진공흡착 장치로 고정돼 필요에 따라 이동하는 ‘크롤러(Crawler) 모바일 가공기’를 개발했다. 크롤러 모바일 가공기는 45도 기울어진 경사면에서 1㎜ 이하의 오차로 드릴링 및 밀링 작업이 가능하다. 또 선박 표면의 용접부분 검사와 같은 연속적인 이동이 필요한 공정에서 휠을 이용해 최대 1분당 1m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플랫폼도 같이 개발하고 있다.

▲ 기계연 모바일 플랫폼 가공기 시작품.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절삭력 감소형 가공 모듈


가공기가 이동구조를 갖게 되면서 갖는 가장 큰 단점은 고정형 기계구조에 비해 강성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비교적 강성이 떨어지는 가공기로 밀링(milling) 및 드릴링(drilling) 같은 절삭가공을 하면 이때 발생하는 힘이 기계에 전달돼 가공 오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공 모듈이 자체적으로 가공력을 감소시키는 유닛을 개발했다. 우선 밀링 가공시 다수의 커터를 동시에 사용해 동일 가공 조건에서 절삭력을 최대 60% 이상 감소시키는 모듈과 드릴링시의 회전력을 자이로스코프를 통해 흡수하는 자이로 드릴링 스핀들 등을 개발해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공간 측정 및 제어 기술

이러한 이동형 모바일 가공시스템을 이용해 작업을 수행할 때, 정밀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가공기의 위치를 3차원의 좌표로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공 정밀도는 측정 정밀도와 직접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 공간좌표 측정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모션트래킹이나 GPS 등의 기술이 활용돼 왔지만, 가공시스템에 적용하기에는 정밀도가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현재 넓은 구간의 거리 측정을 가장 정밀하게 수행하는 기술로는 레이저 간섭계를 이용하는 기술이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이같은 레이저 간섭계 기술을 넘어 레이저 빔이 중간에 끊어지더라도 위치를 놓치지 않는 절대거리간섭계를 이용한 다변측량 시스템의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0.1 ㎜ 이내의 오차로 3차원의 좌표 값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중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절대거리 간섭계 기술은 KAIST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했으며 4개의 레이저 트래킹 기술을 이용한 공간좌표 측정 기술을 개발하고 5건의 특허도 등록했다. 향후 모바일 가공시스템의 가공정밀도 향상을 위한 측정 및 제어기술에 적용될 예정이며 넓은 공간의 절대적인 정밀 측정 기술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오정석 초정밀시스템연구실장은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가공시스템은 프레임이 고정돼 가공하는 기존 가공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는 세계 최초의 혁신적 아이디어”라며 “국내 주력산업과 대형 공공분야에서 향후 수요가 예상되는 제조 및 유지보수 등의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생산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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