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완 충남도 재난안전실장

지난 4일 강원 고성·속초·강릉 일원의 큰 산불은 인명피해 및 많은 건물의 소실과 함께 수 십년간 가꾸어온 산림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전 국민적인 따뜻한 손길이 더해져 조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국가안전대진단의 중요성을 생각해 본다.

지난 2월 18일부터 4월 19일까지 61일간 진행되는 국가안전대진단이 이제 일주일을 남겨두고 있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지난 2015년부터 시행해온 시책이다. 그동안 전국적으로는 매년 약 45만여건, 우리도에서는 2만여건의 공공 및 민간시설을 점검하고 취약한 곳은 즉시 응급조치를 취하고 중장기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특징이라면 세밀한 점검을 위해 점검시설을 대폭 축소해 건축·생활·환경·에너지·교통·산업·보건·복지·식품분야 시설 중 점검이 필요한 시설을 사전에 정해 전문가와 공무원이 함께 점검하는데 우리 도는 약 6090여개소에 이른다. 그리고 전기·가스 등 전문가가 꼭 참여하고 향후 그 내용도 공개하도록 바뀐 점이다. 도에서는 이미 모든 가정에 자율점검표 34만부를 배부했다. 특히 사고시 인명피해가 큰 다중이용시설(숙박업·목욕장·유흥단란주점·유치원 등)에는 업주 자율로 점검할 수 있는 담당공무원을 정해 중·장기 안전점검표 체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5G통신망, 자율자동차 등 과학의 발달은 그 한계를 정하기 힘들도록 우리의 생활 속에 접목되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 산불과 통신케이블 화재 사고로 인한 인터넷통신 마비, 지하 열 수송관 파손으로 인명사고 등 과학기술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사고나 재난의 위험도도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충분한 예방과 대응책을 세운다면 위험은 가능성으로만 남지만 사전점검이나 대응책이 없다면 위험은 큰 재난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근래 몇 년간 발생한 요양병원·사우나·주점 화재 등은 평소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조금만 더 갖고 주의하고 대비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나 해서 안타까움이 크다. 사고와 재난을 예방하는 데는 장·단기적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소에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제도만의 문제는 아니며 예방을 위해 도민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안전은 최대의 복지다. 도민 모두가 4월 19일 국가안전대진단의 종료가 아닌 새로운 안전점검의 시작이라고 다짐하면서 매월 4일 안점점검의 날이 도민 모두의 지속적인 안전을 보장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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