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하 미술평론가 내정
일각서 “학맥인사” 비판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재)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및 대전이응노미술관 관장에 류철하(56·사진) 씨가 내정됐다.

최근 비판을 받는 대전시티즌부터 대전예술의전당, 그리고 이번 대전이응노미술관까지 굵직한 지역 문화체육계 수장이 모두 동일 대학 출신으로 메꿔지며 ‘학맥인사’ 지적이 거세질 양상이다.

15일 대전시는 (재)대전고암미술문화재단 대표이사 겸 대전이응노미술관장 공모 결과 최종 합격자로 류철하 미술평론가를 내정했다. 류 내정자는 대전시립미술관 및 경기도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학예실장 경력을 지녔고, 중앙대 미술대학 한국화과 겸임교수와 경희대 미술대학 한국화과에서 겸임교수(강사)로 활동한 바 있다.

이지호 전 관장의 7년 연임이 끝난 후 3개월여 만에 이뤄지는 공모인 만큼 관장 내정자에 대한 지역 문화예술계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았다. 하지만 내정자가 발표되자 이번에도 ‘충남대 출신’이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난 1일 취임한 김상균 예술의전당(이하 예당) 관장도 충남대 음악학과를 졸업했고, 지난 10일 선임된 최용규 시티즌 대표이사 역시 충남대 철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티즌 대표이사의 경우 비전문가라는 점에서 구단주인 허태정 시장의 ‘학맥인사 챙기기’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류 내정자 역시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으로 지역 주요 문화체육계 기관장이 대부분 충남대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예당과 시티즌과 마찬가지로 이응노미술관도 복수의 후보자가 1·2차 심사에서 걸러지면 최종 임명권은 대전시장에게 부여된다. 일각에선 허 시장의 동문 챙기기가 도를 넘었다며 쓴 소리가 이어졌다.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시티즌 때도 시장과 같은 대학, 그것도 같은 학과 선배를 선임해 지역 축구팬들은 물론 여론의 비난을 받았는데 이응노미술관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며 “후보자들 중 그나마 나은 인물을 뽑는 게 아닌 진정 이응노 화백의 지역브랜드화를 위해 일할 탁월한 전문가를 기용해야 하는데 스펙이나 경력으로만 봐도 현 내정자가 적임자인지는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왜 굳이 공모도 하기 전 지역사람을 뽑겠다고 못을 박아 외부의 유능한 인재풀을 원천 차단하고 재공모도 어렵게 만든 건지 도통 이해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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