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캠퍼스를 시민들에게 개방해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도심에 대학 캠퍼스만큼 조경 등이 잘 갖춰진 휴식공간도 드물다. 시민과 대학과의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서도 캠퍼스 개방은 긍정적이다. 대전시 유성구에 소재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교정을 개방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일 거다. 그런데 KAIST가 오는 22일까지 출입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보도다. 다름 아닌 일부 내방객들의 무질서 때문이다.

KAIST는 대전에서 손꼽히는 벚꽃 명소로 이름이 나있다. 벚꽃이 만개한 요즘 상춘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탓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일부 상춘객들의 볼썽사나운 행태로 캠퍼스가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 주변에서 상식에 어긋나는 장면이 심심찮게 목격되고 있다는 KAIST 측의 설명이다. 교내 곳곳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직원들이 수거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실정이다.

교내 불법주차와 과속도 골칫거리다. 시속 30㎞로 제한한 차량운행 규정은 있으나마나라고 한다. 인도를 점령한 불법 주차차량으로 보행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니 이런 무질서가 따로 없다. 학부생들의 소통 공간에 방문객들의 몰지각한 행동을 성토하는 글과 사진이 줄지어 올라올 정도면 학생들의 고충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다른 곳도 아닌 학업과 연구공간이라면 최소한의 방문 질서는 지켜야 옳다.

오죽하면 KAIST가 일부 건물의 외부인 방문을 제한하고 나섰겠는가. 도서관이 있는 학술문화관과 강의실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출입자를 엄격하게 살피기로 했다고 한다. KAIST는 일부 나들이객의 무질서한 행태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처라고 밝혔다. 몰지각한 상춘객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게 됐다. 캠퍼스를 개방한 뜻을 헤아렸으면 한다. 비단 이 곳 뿐 만 아니라 유원지에서의 행락질서 준수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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