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D-1년 최대 격전지를 가다-천안갑]
이완구 전 총리 출마설 솔솔…이규희 의원 1심 당선무효형

[충청투데이 백승목 기자] 21대 총선이 정확히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 의원을 비롯한 선거구별 후보자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충청권 주요 선거구의 출마 예상자와 이슈 등을 진단하고 후보자들 간 격전이 예상되는 선거구를 분석, 조명해본다. 

2020년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충청권 최대 격전지는 ‘충남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천안갑이 꼽힌다.

천안갑은 전형적인 도농복합지역으로 충청권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짙은 지역구다.

이런 가운데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400만 원, 추징금 45만 원)을 선고받으면서 잠재적 예비주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 중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천안갑 출마설이 점차 힘을 얻고 있어 출마여부가 주목된다.

이 전 총리는 일찍이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천안갑 출마를 확정할 경우 충남 선거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이 전 총리는 "대전 서구와 세종시, 충남에서는 천안과 홍성·예산 등 4곳에서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천안갑 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총리는 ‘이기는 선거’에 대한 전략이 뛰어난 정치인”이라며 “국회의원 3선도 철저한 여론 분석 등을 통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구를 택했다. 진보세가 강한 대전 서구와 세종시는 일종의 연막작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현재 천안갑에 놓인 정치 환경 역시 이 전 총리의 출마에 명분을 싣고 있다.

먼저 자유한국당 천안갑은 이달 초 길환영 전 당협위원장이 돌연 사퇴하면서 사고 당협이 됐다.

또 지난해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규희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특히 민주당에는 이 의원을 대체할 뚜렷한 인물이 없다는 점도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출마에 유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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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이완구, 이규희. 충청투데이 DB
무엇보다 천안갑은 충남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천안 국회의원 선거구 3석을 모두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전 총리 천안갑 출마설을 꾸준히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전 총리 팬클럽 '완사모' 창립 10주년 행사가 열린 장소도 흥미를 끈다. 

완사모 행사가 열린 구성동은 천안갑에 속한 지역으로, 이 전 총리 천안갑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민주당도 이에 맞서 잠재적 주자들이 최대한 신중한 움직임을 보인다. 

이 의원의 21대 총선 출마가 불투명 해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몇몇의 후보군의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득응 의원(천안1)이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충남도의회 유병국 의장(천안10)과 천안시의회 인치견 의장 역시 출마 의사가 있거나 지인들로부터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천안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바 있는 전종한 전 천안시의회 의장은 구본영 천안시장의 재판 결과를 본 뒤 판단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의원과 정치적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는 한태선 전 민주당 정책실장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특히 천안갑이 양승조 충남지사의 옛 지역구라는 점에서 양 지사의 의중이 차기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이 전 총리와 양 지사 측근이 맞붙을 경우, 충청권 최대 격전지가 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서울=백승목 기자 sm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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