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동 인근 공실률 40%
원도심 전년대비 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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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계속된 경기침체로 식당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9일 대전 중구의 한 점포가 임대안내문을 내걸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권리금 없음. 300평 임대.”

9일 대전 서구의 만년동 음식문화특화거리. 목이 좋은 대로변 코너 상가 외벽에 임차인을 찾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었다. 주변으로 임대를 내 놓은 점포 유리벽 너머에는 주인을 찾지 못하고 방치된 집기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 음식문화특화거리가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만년동 음식문화특화거리는 대전에선 그나마 상권이 좋다고 하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부정청탁금지법에 이어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 장기화 조짐까지 겹치면서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인근에 짓고 있는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의 호재에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상권 안쪽으로 들어서자 3층 규모의 신축 상가가 눈에 띄였다. 지난 2월 준공된 지하1층~지상 3층(연면적 3496㎡) 규모의 임대 전용 상가로 34개의 점포를 내놨지만, 두 달가량 임차인을 찾지 못하다 최근에 국밥집 한 곳이 주인을 찾았다.

상가 분양 관계자는 "있는 사람들도 폐업하는 마당”이라며 “저렴한 임대료로 조건에 맞춰 준다고 해도 문의전화가 거의 없어 임차인 구하기가 하늘을 별따기다"며 한숨을 쉬었다.

인근 점포에도 예약문의 대신 임대문의가 붙은 곳이 수두룩 했다. 김성도 특화거리 번영회장은 "공실률이 약 30~40%로 많이 힘들다.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지어지고 한밭수목원과 연결하는 다리가 생기면 상권이 좀 살아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대전에는 이 같은 음식특화거리가 중구 선화동·오류동, 대덕구 송촌동·목상동 등 지역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부정청탁금지법에 이어 최저임금이 인상과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상권활성화란 특명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4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임대시장 동향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 10.9%, 소규모 상가 7.4%로 지난해 초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1.9%포인트 소폭 늘었다.

원도심의 경우 더 상황이 심각하다. 대전의 원도심 공실률은 16.2%로 지난해 초에 비해 5.8%포인트 늘었다. 

선화동과 오류동 음식특화거리 역시 맥을 못추기는 마찬가지다. 선화사거리의 3층 코너상가건물은 1층 커피숍을 제외하고는 2~3층 전체가 몇 개월째 공실로 방치되고 있었다. 인근 골목가 1층 점포에도 공실이 꽤 있고 권리금이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횟집 수족관의 활어도 생기를 잃은 채 입을 뻐금대면서 이곳의 어두운 분위기를 대변했다.

대덕구 송촌동 음식특화거리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에서 4년째 식당을 운영중인 김모(65) 씨는 3번이나 간판을 바꿨다. 냉면집으로 시작한 가게는 칼국수를 거쳐 현재 백반집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김 씨는 “싸게 팔아서 남는게 거의 없다. 이번에도 안되면 가게를 접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너변의 목좋은 가게도 두달째 공실이고 1년 넘게 매물이 안나가는 곳도 있다"며 "그나마 여기는 배후에 만여세대의 아파트단지가 있어불황을 늦게 타는 편이지만 경기가 너무 안좋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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