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홍역이 집단 발병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명의 영아가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어제 추가로 3명(대전 2명·세종 1명)의 확진 환자가 나왔다. 홍역 전파 속도가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지역에서 첫 홍역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다 한 달여 만에 홍역환자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지금으로써는 더는 홍역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확산을 차단하는 게 급선무다.

이번에 홍역 확진 판정을 받은 영아들은 모두 최초 발병 어린이와 같은 병원을 이용한 환자라고 한다. 최초 환자는 공주시에 거주하는 생후 7개월 여아로, 발열과 발진 등 홍역 의심 증세를 보여 검사한 결과 지난 2일 홍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아이는 어머니와 함께 베트남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 됐다. 이로 미뤄 베트남에서 홍역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단 홍역 뿐 만이 아니라 해외여행객을 통해 들어오는 전염병 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홍역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홍역은 감수성 있는 접촉자의 90% 이상이 발병할 정도로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면역성이 약한 어린이가 홍역에 취약하지만 20~30대 성인들도 발병한다. 이번에 감염된 환자들도 모두 영아들이다. 접종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영아에게서 홍역이 집중 발병한 것이다. 대전시가 7개월부터 12개월 영아를 대상으로 홍역접종을 앞당겨 실시키로 한 건 그래서다. 홍역은 무엇보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개인위생 수칙 준수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보건당국이 환자 접촉자에 대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모니터링 강화에 나선 건 적절한 조처다. 우리나라는 2006년 홍역퇴치 선언으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인증까지 받았다. 하지만 홍역이 심심찮게 발생하는 걸 보면 안심은 금물이다. 조기 차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2003년 사스 때와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조기 대응 실패로 시민들이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