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등 대기업 투자의사 타진
이글스엔 “경기수 늘려 달라”
세종 근접 오송에 구장 신축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충북도가 오송에 새 야구장을 짓는 것을 전제로 프로야구단 창단 또는 경기수를 늘리기 위해 대기업의 투자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159만(행정안전부 2019년 3월 기준) 충북도민들의 '일치단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의 스포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충북 보다 인구가 적은 154만의 강원이나 66만의 제주에서 각각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FC라는 프로축구단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배경이다.

프로야구단 창단은 이시종 지사가 지난해 연말 대기업을 상대하는 충북도 투자유치과에 '특명'을 내리면서 시작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총대를 멘 투자유치과는 두 가지 방안으로 프로야구 유치전에 시동을 걸었다. 먼저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한화이글스의 청주 경기수를 '20경기' 이내로 늘리는 것이다. 창단은 아니다. 한화가 새 홈구장 신축비로 책정한 400억원을 600억원으로 증액하면 세종과 충남 천안 등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오송에 보조야구장을 지을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한화큐셀이 진천·음성에 위치한 것도 기저에 깔려있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한화가 대전 한밭종합운동장에 새 야구장을 지으면서 오송에 200~300억원을 더 투자하면 충청권 전역에 '한화이글스붐'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는 야구를 사랑하고 아끼는 충북, 한화, 대전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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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이 지사는 최근 박종훈 한화이글스 단장을 만나 이 같은 요청을 직접했고, 박 단장은 "경영진에 건의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지사는 신축비 마련의 해법으로 '3등분론'을 거론했다. 충북도와 청주시 300억원, 문화체육관광부 300억원, 한화 300억원으로 골격을 만들고 여기에 도내 각 시·군에서 신축비를 각출하면 오송야구장 신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이 지사의 판단이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야구장 신축에 1300~1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올해 한화이글스(총 144경기)가 청주에서 고작 7경기를 치르는 점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청주야구장에서 6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9경기 매진이라는 새 기록을 작성하는 등 충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두 번째 방안은 11번째 구단 창단이다. 청주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LG화학이 대상이다. SK와 LG가 이미 프로야구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계열사별로 지역사회 환원차원에서 야구단을 창단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SK가 아닌 SK하이닉스로 명명하고 창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도는 진천 송두산단에 터를 잡고 햇반을 생산하고 있는 CJ제일제당을 통해 프로야구단 창단이라는 꿈을 실현할 구상도 하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충북에서 점점 더 사업장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CJ도 창단 대상 기업"이라면서 "충북에서 생산활동을 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지역사회환원이란 측면을 잘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시종 지사와 한범덕 시장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청주시 공통공약으로 1만 5000석 규모의 야구장 신축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한 시장은 당선 이후 이 공약이 실현 가능성이 낮고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공약사업에서 제외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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