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공섭 대전문화원연합회장

낙하산(落下傘)이라는 단어에 뜻이 전혀 다른 또 다른 낙하산이 있다는 것을 안다. 실제의 낙하산은 탈출용, 전술용 으로 사용 되는 것과, 또한 공중 점프용 등 스카이다이버들의 레저용으로 사용하는 낙하산이 있으며, 또 다른 낙하산은 힘 있는 자가 자기 측근들을 사회 곳곳에 밀어 넣는 낙하산인사가 있다.

낙하산의 원리를 처음으로 행동으로 입증한 사람은 프랑스의 루이 세바스티앵 르노르망이었다. 1783년 그는 우산 2개를 들고 나무에서 뛰어내렸고, 몇 년 뒤에는 프랑스의 기구 조종자들이 기구에서 뛰어내렸다.

낙하산을 본격적으로 이용한 최초의 인물은 프랑스의 앙드레 자크 가르느랭이었다. 그는 수많은 시범 낙하를 했는데 1802년에 약 2400m 상공에서 낙하를 하면서 낙하산은 본격적으로 세상과 인연을 맺었다.

낙하산 인사는 해당기관의 직무, 업무수행 능력이나 자질, 전문성과 아무관계가 없다. 단지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이 그런 직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자질, 전문성과 무관하게 중요한 직책에 임명하는 것을 낙하산 인사라고 한다. 권력자가 자신의 개인적인 성향, 개인적인 친분에 맞는 사람을 임명하는 의미에서 이 낙하산인사를 ‘코드인사’라고도 말을 한다.

우리 사회에 팽대해 있는 자기사람 심기의 절정은, 학연, 지연, 혈연 등으로 이어지는 뿌리 깊은 패거리 문화다. 질적으로 함량미달인 사람을 단지 자기 측근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각 공기업이나 사회곳곳에 낙하산 하여 그 단체의 반발과 인사의 형평성에 지대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최고의 권력자가 자기사람, 선거켐프 사람, 등등을 낙하산 하는 것을 우리는 봐왔다. 하부기관도 윗물을 따라 하는 총체적 낙하산 천지가 되는 것이다.

혹자는 손이 안으로 곱는다는 말로 옹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전문성이필요한 중요한 자리의 인사라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주요 분야별 정책 평가 결과, 공직자 인사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8%에 불과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43%였다.

경험이나 전문성도 없는 사람을 자기편이라는 것 하나로 정부기관의 요직에 낙하산 하는 것은 신적패고 내로남불 이다. 이런 낙하산 인사는 모든 질서를 어지럽히고 사회의 가장 큰 흐름인 원칙과 규율에 대한 도전이다.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문제는 원칙 없이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공공단체 수장이 낙하산 줄을 타고 내려온 사람으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기억이 생생하다. 낙하산 인사를 통해서 요직을 차지한 사람들은 대게 정권성향에 따라 좌우 어느 쪽이든 한쪽에 치우친 경향이 많다. 그러나 고공(高空)용 낙하산은 좌든 우든 균형이 깨지면 빙글빙글 돌다가 추락하기 때문에 꼭 균형이 맞아야 하며 무차별 낙하는 절대 금물이며, 점프의 원칙과 낙하지점 풍향 등을 지켜야 하는 것과 비교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낙하산(落下傘)의 어원을 보면, 떨어질 낙, 아래 하, 우산 산, 자를 쓰는데, 산(傘)자는 사람인(人)자 밑에 사람이 무수하게 매달려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산(傘)자의 바른 뜻은 절망과 좌절에 빠진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고 보듬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한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좌지우지(左之右之)되는 낙하산 인사전횡은 사회의 공정한 게임 룰을 무너트리고 정의로움이 사라지는 시작이이며, 각종 비리와 연결되며 무능으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국민의 부담으로 남으며 인재가 발생하는 시작이기 때문에 반듯이 근절되어야 할 공공의 암(癌)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은 인사를 잘하면 모든 만사(萬事)가 잘 해결 된다는 것일 것이다. 낙하산 인사가 사라져야 정의로운 사회, 화합하는 사회, 원칙이 통하는 사회, 상생의 사회가 될 것이며 국민이 통합하는 아름다운 나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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