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D-1년
물갈이·민주당 압승 등도 시선쏠려
청주권 4개 지역구 ‘바람부나’ 관심
이시종 지사 중간평가 성격도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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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여를 앞두고 있다. 내년 총선은 문재인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과 함께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어떻게 표심으로 나타날 지가 관심을 모으는 선거가 될 전망이다. 글=이민기 기자·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2020년 4·15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1번지 청주 상당을 비롯해 청주권 4곳 등 도내 8곳에서 여야의 양보없는 '한판 대결'이 예고되고 있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충북 전역에서 압승한 것을 발판으로 차기총선까지 싹쓸이해 온전한 '민주천하'를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반면 2016년 20대 총선 때 5곳에서 우위를 점했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은 2연승을 통해 도내 진보진영의 팽창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제3세력인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의 역할과 민주당 내 '50대 신진인사 그룹'의 동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차기총선은 '이시종호(號)'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있다.

◆청주권 여야 5선 도전

먼저 상당은 한국당 정우택 의원의 5선 도전에 맞서 민주당 주자들이 정치1번지 탈환에 나선 모양새다. 장선배 충북도의장,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민주당 후보군을 형성했다. 여기에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시대의 명령·청주의 요구를 받아 들이겠다며 6일 사무소를 개소하고 바닥 민심부터 훑겠다는 구상이다.

정우택 의원은 2월 당대표 경선을 접은 이후 '지역구 스킨십'을 서서히 강화하고 있다. 축구장과 청주시노인복지관을 찾는 등 각계의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관전포인트는 민주당과 정의당간 후보단일화 여부"라며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민주당이 선거구에 따라 정의당과 단일화를 도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서원 선거구는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내리 5선 고지를 밟기 위해 속도를 붙이고 있다. 같은 당 이광희 전 도의원은 사실상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일단 공천을 향해 뛰고 있고 한국당 주자로는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당에 복당할 가능성이 적잖은 신용한 서원대 석좌교수 역시 주자로 꼽힌다. 신 교수는 6·13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 충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특히 7번째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현호 한국당 당협위원장의 도전에 관심이 집중된다. 20대 총선 당시 4만 3400표를, 오 의원은 4만 4718표를 각각 획득했다. 격차는 불과 1318표였다. 최 위원장은 특유의 ‘발품’으로 승부를 볼 것으로 전해졌다.

오 의원이 일각에서 제기하는 '청주권 4선 교체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 의원 측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오 의원이 고령이고, 4선 피로감도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일단 당내 경쟁자로 꼽을 만한 인물이 있느냐"며 "이상없이 공천만 받으면 해볼만하다는 게 오 의원 측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흥덕 선거구는 민주당 내 '교통정리'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도종환 의원은 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임식을 갖고 22개월간 수행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도 의원이 3선 도전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최측근인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흥덕 출마에 의지를 갖고 있다. 이 부지사는 충청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흥덕은 당장 내일 뛰어도 조직 등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 부지사 측은 강경모드다. 도 의원과 경선도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에서는 김양희 전 충북도의장이 청주권 첫 여성 국회의원을 꿈꾸며 20대 총선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다. 김정복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의 이름도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청원 선거구는 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5선 출마에 나선다. 변수는 있다. 최근 조동호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면서 변 의원이 다시 장관 후보군에 포함된 점이다. 만일 청와대에서 그를 장관으로 발탁할 경우 차기총선 불출마란 단서를 달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서는 황영호 전 청주시의장이 출마여부를 놓고 심사숙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은 일찌감치 청원 출마를 선언하고 오창 폐기물 소각장 문제 등을 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크호스'로는 정균영 한국조폐공사 상임감사가 꼽히고 있다. 그는 2012년 청주·청원 통합 주민투표를 앞두고 행정구역통합추진위 집행위원장으로 통합에 앞장선 바 있다. 정 감사는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변수가 많지만 하반기에 거취를 결정하면 지역구는 청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남4군 박덕흠 방긋(?)

충북 8명의 국회의원 가운데 선량(選良)은 박덕흠 한국당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동남4군 내 경쟁자가 사실상 없다는 게 기저에 깔려있다. 민주당은 새 지역위원장을 물색하고 있는 중이다. 지역자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보은출신 성낙현씨가 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두 번에 걸쳐 박 의원과 대결한 이재한 전 중소기업 중앙회 부회장은 피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중부3군 증평·진천·음성은 사실상 1대1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당 경대수 의원의 3선 도전에 민주당 임해종 지역위원장이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20대 총선에서 경 의원은 4만 1053표를, 임 위원장은 3만 6027표를 각각 득표했다.

일부에서는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적잖은 득표력을 보인 김영국 한일중 이사장의 거취를 하나의 관전포인트로 보고 있다. 김 이사장은 1만 3948표를 얻어 득표율 15%를 상회한 바 있다.

도내 제2의 도시인 충주는 한국당 이종배 의원의 아성(牙城)이 공고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달 중순경 새 지역위원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우건도·한창희 전 충주시장, 맹정섭 성균관대 초빙교수 등 6명이 공모에 응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충주가 이시종 지사의 '정치적 텃밭'이라며 고토회복론도 내놓는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제천·단양은 3파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후삼 의원이 재선 출마채비를 하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엄태영 전 제천시장이 국회 입성을 노리고 있다.

충북선철도 고속화 노선이 낳은 '제천패싱' 주장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천 홀대론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시종호(號) 중간평가

50대 신진인사 그룹이 어느 정도까지 약진할 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10명 가량이 도전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들이 얼마나 당선되느냐에 따라 '물갈이 폭'이 결정되는 셈이다.

4선 교체론이 아니라 바람으로 나타날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나이만 젊다고 해서 뽑아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앞으로 1년 동안 신진그룹이 4선 의원들과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경쟁력이란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변재일 의원, 오제세 의원, 정우택 의원 등을 두고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 정치인'이라며 향후 4선의 3인이 각 선거구에서 어떤 판을 짜고 전개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견해가 있다.

총선을 통해 '이시종호(號)'에 대한 중간평가가 자연스레 이뤄질 전망이다. 21대 총선은 민선 7기 임기의 절반인 2년을 거의 채운 상태에서 치러진다. 민주당은 이시종호(號) 도정으로 인해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충북도가 충북선 고속화 사업 예타면제를 끌어낸 점과 SK하이닉스발(發) 35조원 투자유치, 청주국제공항 거점항공사 유치 등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3대 현안사업이 배경이다.

정치권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정치는 생물이다. 시시각각 변한다"면서 "어쨌든 총선판을 통해 이시종 지사와 충북도가 평가를 받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이민기 기자 mgpeace2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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