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태원 이동경로 확보
휴대전화 기반 추적기 사용
논문 미국 잡지 게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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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비둘기 이동경로. 국립생태원 제공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국립생태원(박용목 원장)이 울릉도에서 여름철새로 서식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흑비둘기가 국내기술로 개발된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WT300) 추적조사를 통해 일본에서 월동하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흑비둘기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지정한 적색목록 준위협 단계의 국제적인 보호종이며, 몸길이 약 40㎝로 우리나라 비둘기류 중에서 가장 크다. 1936년 울릉도에서 채집된 암컷 1마리 표본이 처음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 러시아 동부, 타이완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 남해안 섬에서 연중 관찰되고 울릉도에는 여름 철새로 도래한다.

울릉도는 국내 흑비둘기 최대 서식지로 번식시기인 3월부터 8월 사이 500여 개체가 나타났다가 겨울철에는 전혀 관찰되지 않아 그간 울릉도 흑비둘기의 월동지역 정보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울릉도에 사는 흑비둘기 1마리에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를 달아 겨울철 이동 정보를 추적했다.

추적 결과 울릉도에서 여름을 보내는 이 흑비둘기는 2017년 9월 20일 출발해 직선거리로 약 278㎞ 떨어진 일본 북서쪽 시마네현 오키노시마 섬에 당일 도착했다. 오키노시마와 니시노시마에서 208일간 머문 흑비둘기는 2018년 4월 16일 출발해 울릉도에 당일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흑비둘기의 이번 이동 경로에 대한 연구 논문을 미국에서 발간하는 과학잡지 퍼시픽 사이언스 2019년 4월호에 게재할 예정이다. 국립생태원은 이번 흑비둘기의 이동경로 추적에 사용된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WT300) 기술이 기존 연구 방식에 비해 장점이 크다고 밝혔다.

조류 이동경로 연구방법에는 새의 다리에 가락지를 부착하는 가락지부착조사가 비용이 저렴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재확인해야 하는 단점과 낮은 회수율로 인해 연구성과 도출에 어려움이 있다. 이 같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해 저어새, 독수리 등 대형 조류의 경우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치추적기(PTT) 기술이 추적조사에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위치추적기 1대 운용비용이 1000만 원으로 많은 개체연구에 활용하기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휴대전화 기반 위치추적기는 기존 인공위성 위치추적기 기술보다 5분의 1 수준의 가격과 무게(27g)도 가벼워 많은 개체연구에 활용될 전망이다. 서천=노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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