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병적인 원인 찾아야
콩·두부 등 이소플라보노이드 섭취 도움…조기 치료가 중요

▲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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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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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묻다] 중년의 걱정 '탈모'…"담배·과체중 NO!"

머리카락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병적인 원인 찾아야

콩·두부 등 이소플라보노이드 섭취 도움…조기 치료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길원 기자 = 탈모는 두피에서 '성모'라고 불리는 굵고 검은 머리털이 빠지는 것을 말한다. 색깔이 없고 굵기가 가는 '연모'와 달리 미용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모발 밀도가 낮은 편으로, 약 10만개 정도의 머리카락(성모)을 가지고 있다. 이 중 하루에 약 5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자고 나서 또는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면 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의사와 상담해 보는 게 좋다.

탈모는 임상적으로 흉터가 형성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흉터가 형성되는 탈모는 모낭이 파괴돼 모발이 재생되지 않지만, 흉터가 만들어지지 않는 탈모는 모낭이 유지돼 증상 부위가 사라진 후에 모발이 재생된다.

흉터가 형성되지 않는 비반흔성 탈모로는 흔히 대머리로 불리는 유전성 안드로겐성 탈모와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발모벽, 모발생성 장애 질환 등이 있다.

흉터가 형성되는 반흔성 탈모는 곰팡이 감염에 의한 머리부위 백선 후 탈모, 루푸스 탈모, 독발성 모낭염, 모공성 편평 태선, 화상과 외상에 의한 탈모 등으로 나뉜다.

탈모증 중에서 빈도가 가장 높은 건 남성형·여성형 탈모증, 원형 탈모증이다.

◇ 유전 영향 큰 'M'자 모양의 남성형 탈모

남성형 탈모증에는 유전적 원인과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이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20대나 30대의 이른 나이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탈모가 진행된다. 이마와 머리털의 경계선이 뒤로 밀리면서 양측 측두부로 'M'자 모양으로 이마가 넓어지며, 머리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가 서서히 진행되는 게 특징이다.

피부 확대경 검사를 해보면 남성형 탈모가 진행되는 부위에서 머리카락의 밀도와 굵기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탈모의 진행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우성 유전형이므로 부계나 모계 어느 쪽이든 유전이 가능하다. 가족력이 있을 때는 심한 대머리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 머리 중심부 가늘어지는 여성형 탈모

여성형 탈모의 일부도 남성형 탈모와 같은 경로로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임상적으로는 그 양상에 차이가 있다. 여성형 탈모는 남성형 탈모에 견줘 이마 위 모발선은 유지되지만, 머리 중심부 모발이 가늘어지고 머리숱이 적어지는 특징이 있다.

탈모의 정도가 약해 남성형 탈모처럼 이마가 벗어져 완전한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또 모발의 굵기가 머리카락별로 서로 다른 비균질화 현상이 잘 나타난다.

◇ 자가 면역공격으로 생기는 원형 탈모증

원형 탈모증은 모발에 대한 면역 공격에 의해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다양한 크기의 원형 탈모반이 발생한다. 주로 머리에 발생하지만 드물게 수염, 눈썹이나 속눈썹, 체모에도 생길 수 있으며 증상 부위가 커지고 합쳐져 큰 탈모반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머리카락 전체가 빠지면 온머리 탈모증, 전신의 털이 빠지면 전신 탈모증으로 각각 구분한다. 원형 탈모증의 특징적인 현상으로는 뿌리 부분인 털 망울이 위축되고, 밑 부분이 탈색되는 '느낌표 모양 모발'을 꼽을 수 있다.

◇ 휴지기 탈모증…다이어트·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

휴지기 탈모증은 빠른 다이어트, 호르몬 변화와 내분비 질환, 영양 결핍, 약물 사용, 출산, 발열, 수술 등의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탈모로, 모발의 일부가 생장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휴지기 상태로 들어가게 되면서 발생한다.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 자극이 발생한 후 2∼4개월이 지나 머리기 빠지기 시작해 전체적으로 머리숱이 감소한다. 모발 생장 주기가 잠시 멈췄다가 다시 성장기에 들어가게 되므로 탈모의 원인이 제거되면 수개월에 걸쳐 정상으로 회복된다.

◇ 탈모도 노화로 인식해야…조기에 치료할수록 효과

남성형, 여성형 탈모는 모발이 노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다른 성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관리와 치료를 시작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치료에는 바르는 약(미녹시딜 등)이나 먹는 약(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외에 최근에는 모발 이식술도 보편화하는 추세다.

원형 탈모증의 경우 모낭 주위의 염증을 억제하는 게 치료 목표다. 범위가 넓지 않을 때는 스테로이드를 탈모 부위에 직접 주사하고, 광범위할 때는 면역조절제를 처방하거나 면역 요법, 자외선 요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탈모에 대한 약물의 효과는 치료 후 수 주 내에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모발이 재생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휴지기 탈모증은 원인이 제거된 이후 6∼12개월에 걸쳐 서서히 모발이 회복되므로 인내심이 필요하다.

원형 탈모반은 치료가 잘 되지만 재발이 잦은 편이다. 온머리 탈모증이나 전신 탈모증의 경우 기간이 오래될수록 치료 반응이 떨어지므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 흡연이 두피 혈류량 줄여 탈모 유발…콩·두부 등 섭취 도움

남성형 탈모의 예방과 치료에는 콩, 두부, 된장, 칡, 채소, 녹차 등과 같은 식물성 항산화제의 일종인 이소플라보노이드 함유 음식이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담배는 모발 건강에도 해롭다. 두피로 공급되는 혈류량을 줄일 뿐 아니라 담배 연기 자체가 탈모를 유발할 수 있어 간접흡연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체중과 불규칙한 생활습관도 탈모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일정한 수면 패턴도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급격한 영양섭취 제한과 빠른 다이어트, 급격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은 휴지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 권오상 교수는 1994년 서울의대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탈모증, 모발과 두피질환, 모발이식 분야의 권위자다. 2005년부터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로 재직하며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피부줄기세포연구소에서 연수했다. 모낭줄기세포를 이용한 모낭재생 연구와 항암치료 유발성 영구탈모의 극복을 위한 동종모발이식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2013년에는 아시아인 원형탈모증에서 전신탈모증으로 악화하는 원인유전자를 규명했다. 대한모발학회에서 학술이사, 기획이사를 역임하고, 대한피부연구학회에서 학술이사,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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