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난 발성과 몰입력, 변신에 대한 의지가 성장 동력"

▲ [tvN 제공]
▲ [tvN 제공]
▲ [tvN 제공]
▲ [tvN 제공]
▲ [JTBC 제공]
▲ [JTBC 제공]
▲ [KBS 제공]
▲ [KBS 제공]
▲ [SBS 제공]
▲ [SBS 제공]
'김과장'부터 '자백'까지…치열하면서도 여유로운 준호

"타고난 발성과 몰입력, 변신에 대한 의지가 성장 동력"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도화지처럼 조금은 밋밋한 듯 말간 얼굴이 어떤 색을 입혀도 자연스러우니 연기에는 최적이다.

코믹이면 코믹, 장르극이면 장르극까지 매번 변신을 시도한 가수 겸 배우 준호(본명 이준호·30)가 tvN 주말극 '자백'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또 한 번 호평받는다.

◇ 코믹부터 장르극까지 맞춤옷 입은 듯 소화

'자백' 속 변호사 최도현은 어린 시절 심장병을 앓았고, 아버지가 사형수다. 복잡한 전사가 그를 건조하고 냉철하게 만들었지만, 그렇다고 감정 없는 기계 같은 인물은 아니다. 잔잔한 표면 아래 일렁이는 물결을 감춘 쪽에 가깝다.

복합적인 인물에, 드라마 자체도 일사부재리 원칙을 소재로 하는 법정극이라 자칫하면 너무 힘이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준호의 완급조절은 기대 이상이다.

그는 한종구(류경수 분)를 고리로 양애란 살인사건에서 김선희 살인사건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전개 과정에서 최도현을 담담하게 연기한다. 앞선 두 사건이 아버지가 사형선고 받은 차승후 중령 살인사건과 연계된 사실을 알았을 때도 충격보다는 고뇌를 표현하는 데 집중한 듯 보였다. 그러면서도 기춘호(유재명)와의 대화 장면이나 법정 공방 장면에서는 차분함에 치열함을 더했다.


준호의 웃음기를 걷어낸 연기는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2018)에서도 한 번 만났다. 그는 붕괴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아 상처투성이인 이강두가 '사랑'을 통해 스스로와 주변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표현했다. 준호는 당시에도 외톨이인 듯하지만 세상에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내는,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그렇다고 준호가 진지하고 심각한 연기만을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작은 '코믹'에 가까웠다. 그를 배우로 주목하게 한 것도 KBS 2TV '김과장'(2017) 속 '똘끼' 충만한 서율 역이었다. 그는 탄탄한 연기 내공을 자랑하는 남궁민과 함께 독보적인 '브로맨스'를 보여주며 극 인기를 견인했다.

그는 이 전후로도 영화 '감시자들'과 SBS TV '기름진 멜로'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코믹극과 정극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정극에서도 언뜻 비치는 소년 같은 미소는 아이돌 그룹 2PM 멤버 시절을 한 번씩 떠올리게도 한다.


◇ "자신을 몰아붙이며 몰입하면서도 힘 뺄 줄 알아"

준호가 작품마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변신하는 원동력은 남다른 발성과 몰입력이라고 주변에서는 평한다.

준호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2일 "'자백'의 최도현만 해도 캐릭터를 최대한 담백하고 건조하게 표현하기 위해 매우 노력했다"라며 "촬영에 돌입하기 전부터 1일 1식과 자전거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기도 했다. 최도현이 어린 시절 심장병을 앓은 인물이라 외적으로도 예민하고 병약해 보이는 이미지가 필요하다고 본인이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준호는 변신과 도전에 대한 욕구도 커 작품도 전작과 다른 것을 주로 선택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냥 사랑하는 사이' 때도 강두의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혼자 부산 원룸에서 생활하며 고독함을 내재화했을 정도로 몰입력이 높은 편으로 유명하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작품마다 엄청난 몰입력을 보여주고, 아이돌 그룹 출신이라는 게 잘 생각나지 않을 정도의 배우 발성을 보여주니 현장에서 선배 배우들도 준호를 좋게 평가한다"라며 "자신을 극한 상황에 몰아붙이면서도 겉으로는 여유롭게 보이는 연기를 할 줄 안다"라고 말했다.

만나는 작품마다 물 만난 듯 연기하는 준호는 곧 입대해야 할 시기에 놓였지만, 대부분 군대 문제가 그의 연기 생활에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한 관계자는 "20대 남자 배우가 기근인 상황에서 준호가 매우 좋은 활동을 보여줬는데 입대하게 되는 것은 아쉽지만, 임시완 등의 경우를 보더라도 연기력만 탄탄하면 제대 직후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isa@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