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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웃고, '우상' '악질경찰'은 울고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지난 20일 동시 개봉한 한국영화 3편의 희비가 엇갈린다.

류준열 주연 '돈'은 개봉 9일째인 28일 오전 10시 손익분기점인 200만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돌파했다.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여의도에 주식 브로커로 입성한 젊은이가 돈맛에 빠져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범죄영화다.

속도감 있는 전개 등으로 호응을 얻으며 개봉과 동시에 '캡틴 마블'을 제치고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전날 공포영화 '어스'에 밀려 2위를 기록했지만, '어스'와 하루 관객 수 차이는 1만명 미만이어서 한동안 선두를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선균 주연 '악질경찰'은 27일까지 23만2천37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총제작비 90억원이 투입된 이 작품의 손익분기점은 250만명.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익숙한 범죄영화 틀에 세월호 참사를 접목해 호불호가 갈렸다.

이수진 감독의 '우상'은 지금까지 16만2천295명이 관람했다. 이 감독의 전작인 저예산 영화 '한공주'(22만5천839명)보다 성적이 좋지 않다. 최소 260만명은 봐야 제작비(98억원)를 건질 수 있지만, 박스오피스 9위로 밀려나 조만간 간판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한석규·설경구·천우희 등 쟁쟁한 배우들이 호연을 펼쳤지만, 낯선 이야기 구조와 불친절한 전개로 관객과 소통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 학기가 시작하는 3월은 전통적인 극장 비수기다. 이런 비수기에 제작비 100억원 가까이 투입된 영화 3편이 한꺼번에 개봉할 때부터 흥행 전망은 불투명했다는 게 영화계 중론이다.

이달 초 '캡틴 마블', 다음 달 말 '어벤져스:엔드게임'과 맞대결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그 중간 시기를 택했다지만,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됐다. 3편 동시 개봉으로 비수기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영화 자체가 입소문을 타지 못하면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고예산 영화와 중저예산 영화의 희비도 엇갈린다. 1천600만명을 동원한 '극한직업'을 비롯해 '말모이' '내 안의 그놈' '증인' '항거:유관순 이야기' 등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반면 100억원 이상이 들어간 '뺑반'(182만6천714명), '자전차왕 엄복동'(17만2천211명) 등은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화계 관계자는 "고예산 영화의 흥행 실패는 투자 등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올해 흥행한 영화들이 참신한 기획 등을 앞세운 중저예산 영화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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