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26〉 엄마의 꿈 - 2편
어렵게 구한 집… 행복 꿈꿨지만
보름도 안돼 유방암 2기 판정
치료 했지만… 주택 대출금 압박
설상가상 아들 틱 장애증상까지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시부모를 10년 가까이 모시고 살았던 이 씨(39·가명)는 처음으로 내 집을 갖게 돼 이사를 가게 된 2017년 12월을 잊지 못한다. 비록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 무리해서 구입한 아파트였지만 행복했다. 이 씨는 맞벌이 부부로 어린 남매를 키우고 있지만 시부모와 함께 살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해왔다. 아이들이 점차 커가며 집도 좁아지고 독립된 공간을 줘야겠다 싶어서 분가를 결심했다. 그렇게 집을 담보로 1억원을 대출받아 2억 7000만원 짜리 시부모 댁 옆 동으로 이사했다.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10년을 갚아나가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큰 집은 아니지만 네 식구 오손도손 행복하게 사는 장밋빛 미래를 그려나갔다.

내 집마련의 기쁨도 잠시였다. 이 씨는 이사한 지 보름도 안 돼 유방암 판정을 받게 됐다. 지붕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샤워를 하던 중 오른쪽 가슴에 멍울이 잡혔고 즉시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았다. 유방암 2기로 오른쪽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아야 했다. 믿을 수가 없었다. 아니 믿기 싫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됐고 항암 치료도 마무리 돼 퇴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합병증으로 림프절에 문제가 생겼다. 오른쪽 팔과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없게 됐다. 조금만 사용해도 팔과 손이 퉁퉁 붓고 저려왔다. 집안일은커녕 직장 복귀도 불가능해졌다. 살아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것도 잠시였다. 곧바로 현실이란 잔인한 벽 앞에 무릎을 꿇게 됐다.

산더미 같은 대출금은 일용직 근로자인 남편의 어깨를 짓눌렀고, 설상가상으로 아들 도연(11·가명)이는 정체불명의 틱 장애 증상까지 나타났다.

이 씨는 “아직 아이들이 어린데 내 몸이 이러니 제대로 보살펴 주지 못하는 점이 엄마로서 가장 미안하다”며 “한창 티 없이 맑아야 할 나이인데 아이들이 오히려 내 눈치를 많이 본다. 유방암 사례 중 특이 케이스인 ‘3중 음성’이라 5년 안에 재발이 되면 쓸 수 있는 약도 없어 하루하루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며 상황을 전했다. <4월 5일 3편 계속>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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