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KEB하나은행 신방동지점 PB팀장

앳된 얼굴에 조금 큰 듯한 새 교복을 맞춰 입고, 중학교 첫 등교를 하는 학생을 보며 새 봄, 새 학기, 그리고 새 출발을 생각했다. 올해로 들어서면서 계획했던 꿈들이 바쁜 일상속에서 하나 둘 희미해져가는 지금, 추워서 몸도 마음도 웅크리고 있던 시간에서 벗어나 따뜻한 새 봄을 맞아 다시금 희망을 가지고 생활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한 해, 경제는 그럭저럭 돌아갔으나 그에 비해 주식시장은 엉망이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해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각 나라의 주가지수들이 좋지 않았고, 실제 금융권에서 판매한 펀드들의 성과도 저조했다. 올해 들어서도 경제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위험을 회피하려는 모습들이 보여지며 분위기는 더욱 냉랭해져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에 시행된 중국의 경기 부양효과로 인해 작년에 -25%까지 떨어졌던 중국펀드 수익률이 올라 -10% 수준이 됐다. -12%까지 빠져 안 오를 것 같아 보였던 인도주식형 펀드의 경우도 -2% 수준으로 올라왔다.

미국회사에 투자하는 미국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5% 수준이었는데 7% 수준으로 올라왔다. 선진국 회사에 투자하는 글로벌인컴펀드의 수익률은 18%를 넘었다. 지난해에 상환이 안됐던 주가지수연계(ELS)는 3월 평가일에 리자드(기본금리의 1.5배 옵션적용)돼 연 11.1%로 상환돼 나왔다. 이 사례들은 지난해 최저 수익률 대비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본 몇가지 상품 사례로, 언제 가입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그리고 추가 불입여부에 따라 당연히 수익률은 다를 수 있다. 또 이 외에도 다른 종류의 펀드 및 상품들이 많기에 일률적으로 뭐라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경제상황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기에 그 중간을 뚝 잘라보면서 이렇다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되돌아 보면 우리가 지난해 초에 예상했던 것만큼 지난해의 투자상품의 수익률은 찬란하지 못했고 오히려 참담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딱히 달라질 것 없어 경제가 안좋아지니 위험자산을 회피해야 한다고 단정지어 말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정답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의 큰 흐름을 우리가 바꿀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개개인의 경제활동에서 그 방향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선착순 0명 연 5% 적금’을 가입하기 위해 모 금융기관 앞에서 새벽부터 줄을 선다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경제가 더욱 어려워 지고 삶은 더욱 팍팍해져 가는 것을 느낀다.

리스크없이 큰 수익을 바라는 것은 너무나 인간적이고 당연한 생각이겠지만 세상에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우리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조금의 이자라도 더 챙겨보려는 모습들을 보면서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도움주고 싶은데 충분하지 못함에 안타깝다.

새 봄을 맞아 기존대로 항상 해 왔던 투자습관에서 조금만 바꿔보는 전략을 감행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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