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공감신문>
계룡시사회복지협 좋은이웃들과
엄사면 맞춤복지팀·이장님
노숙인에 새 보금자리 마련
집수리 자원봉사자도 힘보태

주변에 이웃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있지만 뾰족한 도움이 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빛나는 교회 목사님도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화요장터 복지홍보행사에서 만난 목사님은 엄사면 행정복지센터와 계룡시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들의 활동을 알게 되면서 복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났습니다.

목사님의 교회에는 너무나 힘든 상황에 처한 이웃들이 들러 식사를 해결하거나 작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홍연식(가명·64) 씨도 교회에서 도움을 받던 이웃들 중 한 명이었습니다. 홍씨는 일정한 주거가 없이 낮에는 폐지를 줍고, 밤에는 동료 노숙인과 공원 화장실 등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컵라면과 소주 등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왔습니다. 심한 관절염과 약화된 몸으로 자주 넘어져 다치기도 하고 119로 여러 번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습니다.

시청 및 면사무소에서도 홍씨의 사정을 인지하고 지원할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주소지가 일정치 않고 연락처가 없어 맞춤형 보장급여와 자활근로 등의 연계도 쉽지 않았습니다. 원래 홍 씨에게도 조그만 방 한 칸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2017년 폭행사건에 연루되어 5달 가량 복역하느라 월세 체납으로 보증금도 차감되고 월세마저 밀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노숙생활이 시작된 것입니다. 공원벤치와 화장실, 건물 지하에서 노숙을 하다가 가끔 교회에서 찜질방 비용을 얻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계룡시사회복지협의회 좋은이웃들과 엄사면 맞춤형복지팀, 이장님이 함께 고민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이장님 소개로 월 10만원의 낡은 주택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수리할 곳이 많았습니다. 매년 집수리 봉사활동을 이어오던 봄 디자인 건축사무소에서 전기와 부엌공사 및 도배와 장판을 도와 주셨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좋은이웃들의 주거개선 사업을 담당한 세종공구에서 보일러와 수도관 공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집이 새 단장을 마친 후엔 빛나는 교회에서 청소 봉사와 중고세탁기, 이불 등 필요한 생필품들을 마음을 모아 그때 그때 제공해 주었습니다.

이제 홍연식씨에겐 새로운 주소가 생겼습니다. 좋은이웃들은 홍 씨의 자활 및 기초생계수급이 정해질 때까지 월세와 난방비를 돕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홍 씨는 노숙으로 쇠약해진 건강을 찾고 자활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홍 씨는 폐지수집도 열심히 하고 교회도 다니면서 심리적 안정도 회복중입니다. 지역의 봉사자분들도 미용봉사 등으로 도움의 손길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활과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서 생활의 안정과 더 나은 삶을 위해 조금씩이나마 저축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엔 아직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이 있습니다. 다양한 삶의 형태에서 모두 충족시키는 완벽한 복지제도를 갖추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공과 민간의 자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희망의 발판이 되어준다면 소중한 우리 이웃을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인숙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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