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가선 슬리브 설계와 달라 감리·시공업자 4명 檢 송치

[충청투데이 조성현 기자] 지난 해 11월 KTX 오송역 인근에서 발생한 전차선 단전사고의 원인이 된 전선 시공업체 대표 등 관계자 4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KTX 철도망 절연 조가선 교체 공사업체 현장 감리 A(63)씨와 B(49)씨 등 공사 관계자 3명을 업무상과실 기차교통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KTX 오송역 단전 사고일인 지난해 11월 20일 오전 0시 50분에서 오전 4시 30분 사이 절연 조가선 교체 작업을 부실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가선은 전차선을 같은 높이에서 수평으로 유지하기 위해 지탱해주는 전선이다.

조사 결과 그는 작업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접속 연결부(슬리브) 압착 시공을 하면서 설계 도면보다 조가선을 짧게 삽입하고 압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 도면상 피복은 77㎜를 제거해 삽입하고, 압착 두께는 25㎜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B 씨는 피복 54.5㎜를 제거해 삽입했고, 압착 두께는 25.2㎜~26.87㎜로 미달해 부실시공한 정황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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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그가 부실 시공해 자연히 분리된 조가선이 지나가던 KTX 열차의 팬터그래프에 부딪히면서 단전이 일어났다. 팬터그래프는 KTX열차 상단부에서 전차선과 연결돼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다.

사고 KTX에 설치된 블랙박스에는 부실시공으로 분리돼 지상으로 늘어진 조가선이 열차와 부딪히는 장면이 담겼다. A 씨와 공사업체 대표 C 씨 등 3명은 규격과 다르게 제작한 접속 슬리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공사현장에 반입하도록 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 공사 현장 관리·책임이 있는 현장 감리, 대리인, 책임자와 설계도면 규격과 달리 절연조가선 접속 슬리브를 시공한 작업자 등 4명의 공동과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5시경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 열차가 전기 공급 중단으로 오송역 구내에서 멈춰섰다.

전기 공급은 2시간 만인 오후 6시 50분쯤 재개됐지만, 뒤따르던 KTX와 SRT 열차 120여편의 지연 운행이 이어졌다. 승객들이 다음날 오전까지 불편을 겪었다.

조성현 기자 jsh90012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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