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상품 조사… 문제 곳곳서
KF인증… 확인할 방법 없어
가격도 제각각… “불안 증폭”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으로 보건용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성능과 안전성 등 품질정보는 부족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더구나 뚜렷한 미세먼지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국내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는 향후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보건당국에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 가동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전충남소비자연맹은 최근 시중에 판매 중인 보건용 마스크에 대한 유해물질 함유여부 등 제품의 안전성과 표시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용 미세먼지 마스크 20개 제품(KF80 10개, KF94 10개)에 조사에서 와이제이코퍼레이션의 '와이제이씨엠쓰리보건용마스크(KF94)(대형)'는 공기를 들이마실 때 먼지를 걸러주는 비율인 '분진표집효율' 기준에 미달했다.

또 표시실태 및 표시·광고 조사에서는 보건용 마스크 50개 중 6개 제품이 '제조업자 또는 수입자 상호 및 주소, 제조연월일 또는 사용기한 등'에서 일부를 기재하지 않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보건용 마스크 3개 제품에서는 '미립자 99.9% 이상 채집', '미세먼지 완벽차단' 등의 문구를 사용하고 있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표시·광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KF 등급을 결정하는 '분진포집효율'은 마스크가 미세먼지를 실제 얼마나 걸러내는지를 수치로 측정하는 시험이다. 제조사들이 이 시험을 합격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KF(Korea Filter)80 △KF94 △KF99과 같은 마크를 붙여준다. KF80은 미세먼지를 80% 이상, KF94는 94% 이상을 걸러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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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하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KF인증 마스크가 실제로 그 기능을 하는지, 허위 광고는 아닌지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받은 '마스크 허위광고 적발 현황'을 보면 적발 사례가 2017년 135건에서 2018년 87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두 달 만에 약 680건이 적발됐다.

KF인증 권한과 관리 감독권을 갖고 있는 식약처는 별도 사이버조사단을 구성해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불법 제품들을 상시 조사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 제보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가격은 마스크 재질과 필터 성능에 따라 300원대부터 최대 7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다. 또 미세먼지 마스크는 섬유 필터가 핵심 기능인데 일부 제조업체들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저기능 중국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정보는 식약처 홈페이지 통해 인증 제품을 비교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시민 A 씨는 “마스크 기능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KF 인증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 제품조차도 허위 광고나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 있어 불안한 마음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황사·미세먼지, 호흡기 감염원 등의 차단이 목적일 경우 일단 의약외품 문구와 KF+수치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며 "가격보다 본인에게 맞는 적합한 사이즈의 제품을 올바른 방법으로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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