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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위(魏)나라에 최염(崔琰)이란 풍채 좋은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 수염이 무려 넉 자나 되고 대인의 거풍이 있으며 산동성이 고향인 그는 호걸중의 호걸이었다.

무제의 신임을 받는 최염에 비해 그의 사촌 동생인 최림(崔林)은 외모도 시원치 않고 남보다 다 잘하는 것도 없어서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바보 취급을 받았기 때문에 출세도 못하고 일가친척들로부터 멸시를 당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최염만은 최림의 인물됨을 꿰뚫어 보고 형의 반도 못 따라가는 바보스러운 놈이라고 혀를 끌끌 찰 때면 최염은 언제나 동생 편에 서서 두둔하고 나섰다. “큰 그릇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입니다(大器晩成). 사람도 크게 되려면 오랜 세월이 필요한 것입니다. 두고 보세요. 최림은 틀림없이 큰 인물이 될 것이니까요.” 그리고는 동생에게 이렇게 말했다. “큰 종(鐘)이나 큰 솥은 그렇게 쉽사리 만들어지는 게 아니네. 그와 마찬가지로 큰 인물도 대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에 걸리는 것이지. 자네도 그처럼 대기만성하는 그런 사람이니 틀림없이 큰 인물이 될 것이네.”

세월은 흘러 과연 그 말대로 최림은 마침내 천자(天子)를 보좌하는 삼공(三公)중의 한 사람이 됐다. 역시 사촌형의 예언대로 큰 인물이 될 사람은 늦게 빛을 보게 된 것이었다.

우리 주위에도 당장 무엇이 될듯해서 안달을 하는 자가 많은 듯하다. 또 먼저 갔다고 안전한 것이 아닌 불편함이나 어려움이 많을 때가 있다.

그러하기에 항상 안전을 생각하고 주위를 살피면서 기회를 잘 보아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알았다’는 ‘조지버나드 쇼’의 글처럼 언제.어디서 좋은 때가 있는지 사전 준비를 잘 해야겠다.

직장에서 무탈하게 근무했지만 정년 준비 없이 막상 정년을 한다면 무례함이 그 동안 금자탑이 우르르 무너지는 듯하다. 직장 근무 시, 또는 평상시 1만 시간의 숙련된 시간을 연마하지 않았다면 경제 충족하고 건강해도 하는 일에 만족하지 못하다면 삶에 가치가 없으니 지금부터라도 보람 있는 대기만성(大器晩成) 1만 시간에 자신의 부족한 면을 연마하여 대기만성의 자주인으로 자기의 보람속에 사회에 기여해 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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