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국가민속문화재 제233호이자 아산 외암민속마을 대표 건축물인 건재고택을 매입한 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산시는 최근 대전지법 천안지원에서 열린 경매에서 건재고택을 36억원에 낙찰 받았다고 한다. 하마터면 개인의 수중에 들어갔을 지도 모를 민속문화재가 지자체의 품에 안기게 된 것이다. 이로써 건재고택을 체계적인 관리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

외암민속마을 한복판에 위치한 건재고택은 조선 숙종 때 문신 외암 이간(1677~1727) 선생이 태어난 집을 건재 이상익(1848~1879)이 고종 6년(1869)에 현재의 모습으로 개축한 건축물이다. 외암민속마을에는 50여 채의 크고 작은 전통 가옥들이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있는데 건재 고택은 그 중 으뜸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형미가 뛰어나고 정원이 잘 가꾸어져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건축물로 꼽힌다.

돌이켜보면 건재고택이 아산시의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다. 후손의 부채문제로 소유권이 금융기관으로 넘어간 뒤 법원 경매에 들어가는 운명에 처했다. 소유권이 바뀌면서 고택 안에서는 밤늦게까지 술파티가 벌어지는 등 민속문화재가 수난을 겪기도 했다. 국가나 지자체가 건재고택을 매입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했던 건 그래서다. 아산시의회는 지난 2012년 건재고택의 국가 매입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건재고택은 이제 국민의 것이 됐다. 지자체의 문화재 매입 선례를 남겼다. 사유화에 따른 관리 부재를 막을 수 있어 안심이다. 문화재는 문화재답게 관리되고 보존돼야 한다. 아산시는 건재고택을 지역의 대표관광 자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시련을 겪은 민속문화재인 만큼 고택을 대하는 감정이 각별하다. 최근 들어 외암민속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니 관광 활성화에 기폭제 역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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